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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7월호/379호] 교육현장이야기_사랑과 자발성으로 행복한 학교를!! - 금산 간디학교를 소개합니다(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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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7-07 15:13 조회1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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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발성으로 행복한 학교를!! 

- 금산 간디학교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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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며

평생 ‘교사’의 이름으로 살면서 아이들이나 학부모, 동료교사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성남교육장을 끝으로 공교육 35년을 마무리하며 홀가분하겠지 싶었지만 길 가다 교복입은 아이들 만나면 가슴이 뛰고 혹여 무리에 섞여 나를 보며 달려오는 제자 아이 없을까 싶기도 하였습니다. 누군가 선생님? 하고 부르면 모두 나를 부르는 것으로 착각하여 뒤돌아보곤 하였지요. 그렇게 공허한 마음을 달래고 있을 때 금산간디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벚꽃 흐드러지게 피던 봄날 그렇게 그리워하던 아이들을 다시 만났고 금산 간디학교 식구들로부터 ‘봄꽃처럼 우리에게 오신 이범희 선생님.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선생님을 금산 간디학교의 네 번째 교장으로 임명합니다. 앞으로 함께 꽃길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이제 두 달 좀 지나 아직 학교의 교육과정이나 문화를 모두 몸에 익혔다고 할 수 없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공교육과 대안교육이함께 교류하며 협력하여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담보하는 선택지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금산 간디학교의 역사

1994년 경남 산청군에 ‘간디농장’을 열면서 간디학교의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이듬해 녹색평론에 ‘사랑과 자발성의 교육’이라는 글을 싣고 교사를 모집했습니다. 1996년에  ‘간디 농장’에 10여 명의 예비교사가 모여 1년 과정으로 교사 훈련을 시작하였고 1997년에 27명의 학생과 교사 10명이 중·고 통합과정인 ‘간디 청소년학교’를 열면서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초대 교장으로 설립자인 양희규 선생님이 취임하였으며 현재 자매학교인 산청 간디고등학교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1년 산청 간디학교는 경상남도 교육청에 등록하면서 중학교 과정인 간디청소년학교는 충북 제천으로 캠퍼스를 옮겨 개교해 제천 간디학교로 이어지고 있고 금산 간디학교의 모태가 된 간디 대안교육연구원도 출범하여 <무주 간디학교>로, 영동의 <간디 자유학교>로, 2004년에 경북 군위군에 캠퍼스를 구입하여 이전 하였다가 2006년 사단법인 <숲속 마을 작은학교> 설립허가를 받아 2007년 충남 금산군 남이면으로 이전, <금산 간디학교>로 개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금산 간디학교의 철학

우리 금산 간디학교는 <사랑과 자발성>을 교육 철학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2002년 개교한 고등 과정에 이어, 2008년 중학과정이 개교하여 중고등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비인가 대안학교입니다. 인격적인 배려와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생활을 학교문화로 하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길을 완성해가는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강조합니다. 학생 개인의 잠재력에 근거한 다양한 선택을 존중하며, 학생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충남 금산군 남이면, 아름다운 진악산 자락에서 대안 교육과 문화를 실천하고자 하는 마을학교입니다. 학교가 마을 속에 위치하여 마을의 인적, 물적 자원과 학교 교육과정이 결합하여 교육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금산 간디학교의 특색 및 교육목표 

우리 학교는 작은 학교를 지향합니다. 몇 십명의 작은 학교로 교사, 학생, 학부모가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습니다. 또한 획일화된 기존 교육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가는 위대한 불복종 정신을 견지하고 있으며 문화적 창조자로서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진정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려는 쓸모 있는 교육을 지향합니다. 자아의 진정한 표현, 활짝 핀 개성, 고유한 잠재력 속에서 탁월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교육목표는 전인적 인간, 공동체적 인간, 자연과 조화된 인간입니다.  

전인적인 인간이란 “인간으 로서의 탁월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 개인이 도달할 수 있는 지식, 정서, 인격에서 최선의 자아실현의 상태를 말합니다. 공동체적 인간이란 “역사와 사회 속에서의 책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 개인이 자신이 속한 사회 속에서 다른 개인들과 “함께” 공동선을 추구하고 그것을 위해 성원이 합의할 수 있는 정의의 원칙들을 만들고 그것에 따라 협동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것입니다.

자연과 조화된 인간이란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자각”하고 그 자각을 삶 속에 구현해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자연보호나 환경 보존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모든 학교들이 아름다운 언어의 교육목표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체감하는 실제의 학교 생활과 학교가 제시하고 있는 교육목표들이 얼마나 일치하느냐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학교의 교육목표가 아니라 그 언어들이 살아있어 아이들의 삶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 금산간디에서는 그렇습니다.

 

금산 간디학교의 교육과정

중학교 과정

 

6학기의 흐름을 1년 단위로 살펴보면 크게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는 활동분기,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의 배움으로 이어가는 학습분기, 한 학기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나누는 마무리 주간으로 구분됩니다. 활동분기는 체험을 통한 배움, 방학동안 잠들어 있는 몸과 마음을 깨우는 활동 프로젝트로 구성되고, 학습분기는 학교 일상으로 돌아와 배움의 근육을 성장시키는 기간입니다. 총 7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수업을 선택하고 배움에 몰입하게 됩니다. 마무리 2주간은 일반교육에서  시험기간 에  해당 하지만 금산 간디학교는 자신의 한 학기를 돌아보고 스스로의 성장 과제를 글로 작성하고 모두 앞에서 발표로 마무리 짓게 됩니다.

 

1. 활동분기

아래 도표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고립과 경쟁에서 이기는 내가 아닌 세상을 만나고 경험하며 확장되는 ‘나’의 성장을 도모하는 금산 간디학교만의 교육 로드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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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습분기

하루 일과는 아침 7시에 기숙사에서 일어나 8시 반에 등교하여 청소와 텃밭활동으로 하루를 시작해 마음의 밭을 가꾸는 독서시간을 갖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정규수업이 시작되고 5시 반이면 수업을 마치게 되는데 8시까지 자유시간을 갖고 이후 기숙사로 올라가 생활을 하고 10시에 잠자리에 들게 됩니다. 학습분기는 필수 교과, 지식, 자립, 감성, 스포츠 자치, 프로젝트, 자기주도학습 등 7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필수교과를 제외하면 모든 교과는 영역별로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짐으로써 배움의 주도성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3. 자발성을 키우며 스스로 자기 발견을 위한 질문을 던지는 커리큘럼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금산 간디학교의 시간표를 관통하는 기본 원칙은 첫째, 배움의 내적 동기를 키우고 스스로 설계하고 수행하는 힘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슬럼프도 극복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입니다. 둘째,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직접 체험하고 배움으로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소질이 있는지, 스스로 찾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경험을 통해 그 수업이 나에게 던지는 의미를 찾도록 하는 것입니다. 

각자가 스스로 탐색하고 배우고픈 것을 실행하는  자기주도 학습,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1년이란 기간 동안 깊이 있게 탐구 실행하여 발표하는 개인졸업 작품,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나를 알기 위한 나를 찾는 여행, 개성과 차이를 넘어서 함께 연대하면서 자유를 확장해가는 학생자치 활동, 함께 생활하면서 공동체 생활을 배우고 익히면서 자기관리능력를 키우는 기숙사 생활이 있습니다. 수업을 통한 교과 교육과 비가시적인 교육활동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진 금산 간디학교의 교육은 오늘도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고등학교 과정

금산 간디학교 고등과정은 20여 년의 대안교육 경험을 통해 삶과 콘텐츠 디자인을 통한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간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안정된 삶을 운용하며(라이프 디자인), 스스로 배움을 탐구하여 자기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타인과 건강하게 관계 맺고 환대하는 사람을 기르는 것이 교육목표입니다. 1학년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를 이해하는 한편, 외부 세계를 탐색하는 기회를 통해 경험을 자기화 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2학년에서는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과정을 통해 경험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연습을 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재능과 정체성을 발견하고 인턴십, 러닝 저니 등 외부 사회와 연결을 통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 Reflective lab, Creative Lab, Connecting lab을 운영합니다. Rlab에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도록 애니어그램, 휴먼 컬러, 숲 체험, 몸 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도록 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학교 공간을 스스로 선택하여 안정된  학습공간을  디자인합니다. 

Clab에서는 각자 흥미와 재능에 맞는 콘텐츠를 창작하는 기간으로 주 1회 예술수업이 배치됩니다. 예술수업은 각자의 콘텐츠를 창작하기 위한 도구와 방법으로서 예술입니다. 예술 수업을 통해 창의성과 예술성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하여 자신의 콘텐츠를 완성해갑니다. Rlab과 Clab의 기간이 끝나면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Colab기간이 시작되는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인턴십, 커뮤니티 기반의 여행, 각종 국내외 콘텐츠 관련 행사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 세계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경험과 외부 사람들과 연결되어 새로운 의미를 찾고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모든 교육과정의 기반이 되는 크고 작은 커뮤니티들이 운영되는데, 학생 자치 활동을 포함한 학교 생활 전반의 다양한 영역들이 커뮤니티 주제입니다. 회의 진행, 청소, 일탈, 사진, 볼링, 영상, 가드닝, 전자기기 관리 등 다양한 주제들의 커뮤니티들이 학생 생활과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고등 교육과정은 20대 건강한 성인으로서 사회적 정서적 자립을 위한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의 자기화, 확장 등을 통하여 

20대의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좀처럼 따라잡기 힘든 사회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있는 그대로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각자 가진 재능과 관심을 기반으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며 스스로 안정된 삶을 운용해 나가는 것입니다. 사회 변화와 불확실성, 사회불안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스스로 삶을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금산 간디 학교 고등과정의 목표입니다. 

 

마무리하며

민들레가 어디서든 잘 자랄 수 있는 건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바람에 

기꺼이 몸을 실을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이겠지

 

어디서든 예쁜 민들레를 피워낼 수 있는 건 

좋은 땅에 닿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고 

바람에서의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긍정을 가졌기 때문일 거야

 

아직 작은 씨앗이기에

그리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

 

<봄이에게 – 박치성 詩人>

 

금산간디에  오면서  어느 선생님은 “어디서든, 선생님의 열정,  민들레 홀씨처럼 꽃 피어날 거예요. 주변 지천에 샘의 홀씨 앉은 자리, 노오랗게 예쁘게 피어날 거라고...늘 응원합니다.” 라고 메시지 주셨고 학부모 와  대면식하는 날 어느 선생님은 테이블 소반에 노랗게 핀 민들레 담아 내어 놓으셨지요. 중학교 학생회장은 취임 축사에서 “봄이 찾아오면서 저희 학교에선 민들레를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봄이 되면서 찾아온 건 민들레 뿐만이 아니라 교장 선생님이 새로 오셨습니다. 민들레의 꽃말은 행복이라고 합니다. 행복과 함께 찾아온 이범희 교장 선생님은 저희 금산 간디학교의 민들레입니다. 민들레 선생님 앞으로 화이팅. 저희가 민들레 홀씨가 되어드리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민들레를 포함해 작은 씨앗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 희망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실수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그 용기를 믿습니다. 늘 옆에서 온기로 보듬어 주시는 선생님들과 멀리서 공명하며 부모님들이 보내주시는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한고비, 한고비 함께 넘으며 그렇게 더불어 경험하는 작은 성공의 축적이 우리의 미래임을 믿습니다. 걱정과 초조가 없는 숲속 마을의 자연에서는 별도의 고민이나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절로 편안함을 느낍니다. 막힘없이 흐르는 자연은 조급함도 불안도 없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평화롭게 자연의 질서를 닮아 가며 성장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저에게 다가와 새 봄이 되었습니다. 이제 곧 함께 꽃이 되고, 또 새로운 씨앗을 품으며 머지않아 커다란 녹음짙은 또 다른 숲속 마을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그런 숲속 마을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고 숲을 지키는 못생긴 나무들의 나이테는 더욱 튼실해지리라 믿습니다.

 

이범희 (금산 간디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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