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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호/380호] 학부모참여_광주 북구 일곡마을 청소년 월드컵(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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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8-07 15:38 조회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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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일곡마을 청소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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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만에 들리는 함성일까요? 

광주 북구 일곡마을이 시끌벅적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일곡중, 일동중, 일신중 3개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일곡마을 청소년 월드컵]으로 하나되는 날이었습니다. 행사 전날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며 애를 태웠지만 당일 아침 반짝 햇님과 시원한 바람까지 도와줘서 그야말로 최상의 날씨였습니다. 

 

학생회의 우연한 한마디로 시작된 [일곡마을 청소년 월드컵]은 3개교 교장 선생님들의 의지와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대고 논의과정을 거친 각 학교 선생님들의 실행력. 무엇보다 학생회의 적극적인 제안들이 이어져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생, 교사, 지역 단체 등의 대표들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행사를 준비하였으며 사전준비, 당일행사, 행사 후 처리 등의 역할 분담을 통해 역사에 길이 남을 [일곡마을 청소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지금껏 한번도 없었던 3개교 월드컵 소식에 학부모회에서도 구경만 할 수 없었습니다. 3개교 학부모회 회장들이 모여 엄마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논의하고 돈만 내서 나눠주는 간식이 아니라 좀 더 정성과 사랑이 깃든 간식을 고민한 끝에 마들랜과 얼음동동 복숭아 아이스티를 준비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습니다. 우선 500명분의 마들랜을 준비하기 위한 3개교 학부모회장들이 톡방을 개설하였고, 일곡마을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 카페에서 장소를 제공하고 3개교 학교에서 재료비를 분담하였습니다. 반죽팀과 굽기와 포장팀으로 나누고 조를 짜서 시간대 별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에 구글신청을 받았습니다.  

 

첫날 반죽팀은 오전, 오후로 나뉘어 미리 구입한 재료로 담당 매니저의 레시피 지도 아래 젓고 또 젓고 열심히 반죽하였으며, 일요일인데도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하여 숙성된 반죽을 오븐에 굽고 포장하는 과정을 거쳐 마들랜 1천개(1인 2개 500명분)를 이틀 만에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학교 엄마들과 서로 서먹하였지만, 쉬는 시간 차 한잔으로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의 수다가 분위기를 전환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학교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로 힘든 줄 모르고 한두 시간을 거뜬히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학기 초 예정된 학사과정이 아니다보니 각 학교의 예산문제, 수업문제, 안전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450여 명의 3학년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 지역 주민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이기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성공적으로 잘 치러 보자는 결의 속에 조금씩 양보하고 협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학부모회에서 준비하는 간식 또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3개교 행정실을 돌아 각 학교의 카드로 재료를 준비했으며 엄마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 속에 일회용품 없는 행사를 위한 다회용 컵 300개와 보냉 음료통 대여, 얼음 공수와 당일 컵 설거지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들까지 갈수록 준비물들은 늘어만 갔습니다. 문득 어느 엄마가 “그냥 빵 하나와 음료수 하나씩 나눠주면 되겠구만 이렇게 일을 벌리셨으까요?”라고 푸념을 하시는데 정말 괜한 일을 벌인 건 아닐까? 정말 현장에서 잘 진행이 될까? 학교별로 돌아가며 안전하게 먹거리 부스를 잘 운영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마들랜을 좋아할까? 까지 온갖 걱정이 앞서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3개교 학부모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학교별 반별로 마들랜을 배부하여 한 학생도 빠짐없이 나눠주었으며 복숭아 아이스티는 더운 날씨에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도록 가루와 얼음을 공수해 왔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시원해서 좋아요”, “한 번만 더 먹으면 안되요?”라며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학생들을 보며 준비하는 동안의 힘겨움은 모두 사라지고 함께한 학부모회 회원들과 눈을 마주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뿌듯해 했습니다.

그날 먹거리 부스는 학부모회 부스 뿐만 아니라 아이쿱생협의 No 플라스틱 캠페인으로 종이팩 생수를, 한살림에서 NonGMO 옥수수콩 팝콘으로 함께 해 주어 더욱 풍성한 먹거리 부스를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하나되어 의미있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마을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같은 방향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3개교 학부모회에서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학부모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참여를 위해 학부모회장님들이 애써 주셨고 어느 한 학교의 의견이 아니라 함께 모여 의논하고 협조를 구하고 논의해 가는 과정 속에 이루어 낸 성과라 더욱 의미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마들랜을 나누고 아이스티를 타고 컵을 씻으며 우리는 각자의 학교 학부모가 아닌 일곡동 중학교 전체의 학부모라는 경험을 했습니다. 모두의 학교, 모두의 학부모로 함께 모여 아이들의 월드컵을 지켜보는 그 기분은 “우와! 이게 되는거구나!”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재미진 해설도 학생들이 직접하고 지역의 단체장들은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셨으며, 각 학교에서 준비한 응원전과 댄스공연도 손색 없는 순서였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인지라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 처음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회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웠던 부분이지만 “내년에는 마들랜을 구울 것이 아니라 아이들 축구연습을 시켜야겠다”는 우스갯소리로 결과를 승복하는 모습들을 볼 때 이것이 함께 하는 효과이구나 싶었습니다.

 

우리는 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는 마을공동체이며 그날만큼은 마을에서 키우는 아이들이라는 믿음과 신뢰가 더욱 실감나는 하루였습니다.

한가지, 엄마들은 웃으면서 넘어갔지만 아이들은 결과에 대해 승복할 수 없다는 민원이 있었나 봅니다. 다행히 월드컵 이후 3개교 간담회를 통해 서로의 상황과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잘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열정이 넘치는 만큼 학교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한 학생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3개교 학부모회장과 학부모회 회원님들의 노고에 지면을 통해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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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 (일곡중학교 학부모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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