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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5월호/354호] 와글와글 우리들 이야기_라떼는 말이야(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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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5-13 16:44 조회1,2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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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

 

정유경(본부 기획위원) 

서울 외곽 뒷산에 동생이랑 아지트를 만들었는데 낮은 나뭇가지 밑에 마른 풀로 바닥 깔고 밖에서 보이지 않는 아지트에 일요일 오후마다 가서 놀곤 했죠. 지금 생각하면 겁도 없이? 간이 부었나 싶네요~ 그때는 빨간 머리 앤이나 작은아씨들 류나 에밀과 소년탐정 등 모험소설을 많이 봐서 흉내 내고 싶었나 봅니다.^^

 

송성남(서울 서부지회)

라떼는 말이야~ 여름에 수영복이 어디 있니, 깨벗고 저수지 밑에 무내미에서 여름방학 내내 그라고 놀았지.^^ 시커먼스가 따로 없었다네.ㅎㅎ

 

강명욱(서산태안지회)

라떼는 말이야, 내 아이들처럼 공부를 많이 하진 않았다. 사교육도 선택이었던 시절! 내 아이는 사교육이 필수인 시절! 나 때나 지금이나 시험기간 벼락치기는 똑같아, 그저 웃는다.^^

 

주은성(홍성지회)

7세에서 국민학교 4학년 때까지 강원도 작은 어촌 마을에서 살았었다. 

그곳은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아버지가 선택하신 장소였다. 처음 그곳에 도착했던 때가 생각난다. 밤늦게 버스에서 내렸는데 파도 소리가 무섭다고 엄마에게 말했던 기억이 있다. 낯선 곳이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그 후 바닷가 마을에서의 재미있는 삶은 서서히 시작되었다. 여름엔 하루 종일 바닷가에서 놀았고 얼굴과 몸은 오랫동안 검게 그을려 있었다. 배고플 때쯤 아버지는 감자나 과일 같은 간식을 가지고 오셨다. 우리 반 남학생 몇몇은 방파제 끝에서 등대까지 꽤 깊은 바다를 헤엄쳐 다녔다. 여학생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많이 의식하는 듯했다. 

어떤 날은 친구들과 미역도 줍고 게도 잡았다. 그러다 김 붙은 바위에서 미끄러져 심청이처럼 풍덩 빠진 날도 있었다. 엄마에게 혼날까 해질녘까지 바닷바람으로 원피스를 겨우 말렸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는 어디서 짠내가 난다며 우물에 가서 어서 씻으라고 하셨다. 목소리 톤은 다행히 적당하셨다. 엄마는 아마 모든 걸 다 아셨을 것이다. 겨울이면 강원도라 1m도 넘는 눈이 자주 왔다. 화장실이 멀어 아버지는 길을 내려고 눈을 부지런히 치

우고 또 치우셨다. 그러면 뭘하나… 돌아서면 또 쌓이는걸…. 우리는 과연 화장실에 무사히 갈 수 있었을까? 

학교에선 반공, 국민교육헌장, 새마을 운동… 이런 가르침이 주된 시절이었다. 하지만 입시경쟁이 본격화되기 전의, 도시가 아닌 작은 시골 마을의 삶은 아이들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부모의 형편을 헤아리지 못했던 철없음만 뺀다면 말이다. <라떼의 추억>은 내게 참 소중하고 감사한 기억이다.

 

장은순(천안지회)

라떼는 말이야~ 겨울이면 교실에서 친구들과 난로에 떡볶이를 해먹곤 했지. 라떼는 교실에 석탄 난로를 땠었거든. 누구는 떡, 누구는 어묵, 누구는 고추장, 간장, 누구는 다시다를 준비해서 말이지, 교실에서 청소할 때 쓰던 세숫대야에 모든 재료를 쏟아붓고 만들어 먹었지. 일명 세숫대야 떡볶이~ 다 먹고 나서 도시락밥을 털어 볶아먹으면 입안에서 느껴지던 그 환상적인 맛! 친구들 도시락 반찬이 다양했어서 다 섞으면 잡탕 볶음밥이었어. 요즘에 다양하고 화려한 떡볶이가 나와도 라떼 시절 그 ‘세숫대야 떡볶이’를 능가할 떡볶이는 없는 것 같아~

 

가윤주(서산태안지회)

라떼는 말이야~ 학원 스케줄이 하나 없는 시골이라 학교 수업 끝나면 어김없이 반 친구들과 편을 갈라 신나게 오징어 놀이로 몸 놀이하고 집에 들어가는 게 하루 루틴이었어. 학교 운동장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놀이 공간이어서 오징어 놀이뿐 아니라 땅따먹기,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타기 등 운동장을 우리 놀이 공간으로 마음껏 이용했지. 왜냐하면 그 운동장엔 오전이나 오후나 같이 놀 친구들이 항상 북적거렸고 우린 늘 학교 수

업 시간 말고는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란 걸 해본 적이 없었거든. 라떼는 말이야~ 지금 생각하면 참 감사하게도… 놀 틈, 놀 곳, 놀 벗의 삼박자가 늘 충족되는 놀이 천국 시절이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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