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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학교>(01.2.14)(200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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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16 15:39 조회1,2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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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과 사랑이 어우러진 청소년 드라마

<학교3>의 분위기는 <학교1>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학교1>에서는 각자 어려움이 있어도 전반적으로 밝고 환한 분위기이며 학급내의 소소한 문제까지 상의하고 결정하는 리더 그룹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학급 내에 소위 정의를 지향하는 중심이 분명히 잡혀 있었으며, 교사라는 존재도 때로 악역을 맡을 수는 있어도 학생들에 대한 근본적인 애정을 잃지 않는 ''''품위''''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학교3>은 저마다의 관심사로 흩어져 있는 학생들 사이에 유대감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으며 학교나 교사에 대해서도 냉소주의(cynicism)가 지배적인 추세로 등장한다. 화면 자체도 어딘가 단절의 차가움이 베어있다. 교사도 ''''주식만 뜨면''''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할 만큼 학생들에 대해 포기 수준에 이르렀다.

물론 <학교1>과 <학교3>의 공통분모는 분명히 있다. 그건 바로 ''''비판과 사랑''''이라는 주제이다. 학교라는 폐쇄적이고 편견에 가득 찬 공간에 대해 10대들의 과감한 화살 겨누기를 ''''비판''''이라고 말한다면, 전율할 만큼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10대, 그들만의 순수한 노래가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단 <학교1>의 두 주인공, 최강희와 안재모는 학교라는 존재에 대해 애착을 갖고 그 안에서 발전적인 비판을 모색해 나가지만 <학교3>의 박광현과 이인혜는 애초부터 학교 자체에 부적응을 보이는 이단아들로 학교에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는 점이 차별화 된다.

그들은 학교의 좀더 나은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으며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자기의 삶에 간섭할 수 있다는 의식이 희박하다. <학교1>에서는 발생하는 문제들을 들고 학생들이 젊은 두 남녀 선생님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의뢰하지만, <학교3>에서 학생들이 학급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 혹은 개인적인 문제를 들고 선생님을 찾는 경우는 없다. 철저히 우리만의 문제이고 나만의 문제인 것이다.

이것이 최근 학교에 만연한 두개의 바이러스, 극도의 개인주의와 냉소주의이며 <학교3>이라는 드라마가 이 두 가지 경향을 매우 잘 포착하면서 출발했다는 평을 우선적으로 하고 싶다.

언젠가 여고괴담이라는 영화를 보고 후배가 이런 말을 하였다.
"진짜 귀신은 학교 아냐?"
그렇다. 학교가 그 구조적인 악 때문에 학생들의 환부는 어루만져주지 못할지라도 죽음으로 몰아가는 ''''귀신의 집''''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서울의 K 고등학교 앞에는 붉은 벽돌 위에 페인트 낙서가 있다.
''''ALIEN''''
ALIEN은 외계인, 이방인이라는 뜻이다. 학교라는 무대 위에 주인공으로 당당히 서야할 학생들이 스스로를 외계인이라고 칭한다. <학교3>이라는 드라마는 이러한 학생들의 냉소주의를 가슴에 부둥켜안고 고민하며 작은 희망이라도 건네주는 드라마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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