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 [논평] 대통령의 '소풍과 수학여행' 발언을 환영한다(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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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6-04-29 15:56 조회1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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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6-04-29 15: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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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소풍과 수학여행’ 발언을 환영한다
―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다시 묻고 또 답할 때다 ―
지난 4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학교 현장에서 소풍과 수학여행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두고 “구더기 무서워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학생들의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고, 안전이 걱정되면 비용을 지원해 안전요원을 충분히 배치하고 인력을 보강하면 될 일이라는 구체적인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우리가 이 발언을 환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가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가 왜 필요한가’라는 교육의 본질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발언을 통해 정부가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은 행정의 영역만이 아니라 한 사회가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에 관한 약속이다. 그 약속을 국가의 최고 책임자가 공식 회의에서 환기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학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 기관이 아니다.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글을 배우지만, 친구와 부딪히며 마음을 배우고, 함께 걸으며 사회를 배운다. 또래와 관계를 맺고,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모든 과정이 곧 ‘학교 교육’이다. 그런 점에서 소풍과 수학여행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다. 교실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 배움이 그곳에서 일어난다. 낯선 길 위에서 친구와 나누는 도시락, 처음 가 본 도시의 공기,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 이 모든 경험이 한 아이의 인격과 사회성을 빚어낸다.
교육학 연구들도 이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들은 우울감이 줄고, 학교생활 만족도와 인지 역량이 유의미하게 높아진다고 한다. 무엇보다 ‘학창시절의 추억’은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자산으로 남는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안전사고에 대한 두려움과 책임 소재가 모호해 현장체험학습은 해마다 줄어들어 일부 지역에서는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그 빈자리를 가장 크게 느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아이들이다.
우리 학부모들도, 그리고 누구보다 학생들 자신도 현장체험학습이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안전이 걱정되니 차라리 가지 말자’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함께 길을 찾자’고 한다. 학생들 역시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또래와 함께 걷고, 보고, 느끼는 시간을 간절히 기다린다. 이것이 우리가 매일 학교 앞에서 마주하는 가장 정직한 여론이다. 현장체험학습은 줄여야 할 행사가 아니라, 더 안전하게 더 교육적으로 살려내야 할 학교 교육의 일부이다.
이에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 현장에서 소풍과 수학여행이 다시 살아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함께 제안한다.
첫째, 현장체험학습의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하자. 어느 조직이든 문제가 생기면 최고 책임자가 책임을 진다. 학교 또한 다르지 않아야 한다. 개별 교사 개인에게 모든 책임이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라, 학교장과 교육청이 행정·법적 책임의 주체로 명확히 자리매김할 때 비로소 현장은 안심하고 아이들과 길을 나설 수 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청소년 기관(청소년문화센터 등)과 청소년 관련 기구를 적극 활용하자. 안전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의 전문성을 갖춘 공공기관에 일정 부분을 위탁하는 모델은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학교가 모든 것을 떠안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전체가 아이들의 체험학습을 함께 책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셋째, 사전 정보 공개와 동의 절차를 표준화하자. 행사 프로그램, 위탁 기관, 이동 동선, 안전 계획, 그리고 사고 시의 법적·행정적 책임 소재까지 학부모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사전 동의를 구한 뒤 행사를 진행하는 절차를 학교 현장의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투명한 정보 공개야말로 신뢰의 출발이며, 신뢰가 회복될 때 현장은 다시 움직인다.
학교는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곳이다. 그 배움을 교실 안으로만 가두면, 학교는 학교가 아니게 된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일회성 메시지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머리를 맞대 안전과 교육의 본질을 동시에 지키는 실질적 정책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고 학교 정문을 나서는 그 평범한 풍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그 풍경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2026년 4월 29일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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