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마당

성명서/논평

Home > 소식마당 > 성명서/논평

본부 | [논평] 학교폭력 가해자 조치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합헌 결정은 부당하다

페이지 정보

본부사무처 작성일16-05-02 14:25 조회1,866회 댓글0건

첨부파일

본문

1a90703ac2881744f4b615d13ccec6e7_1462166

학교폭력 가해자 조치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합헌 결정은 부당하다

헌법재판소는 4월 28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등이 학교폭력 가해 중학생을 대리해 지난 2012년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제7조 제3항’, 즉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조치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에 기록하고 보존하는 지침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교육부는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학교 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2012년 2월, 가해 사실을 생기부에 기록·보존하도록 하는 지침을 포함한 학교폭력종합대책을 내놨다. 민변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며 “지침이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청구인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생기부가 상급 학교 입시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해 학생이 입는 피해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가해 학생의 기본권이 일부 제한되더라도 안전한 학교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생기부에 처분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헌재의 결정문에 따르면 “학교폭력 관련 조치 사항들을 생기부에 기재하고 보존하는 것은, 가해 학생을 선도하고 교육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되고, 특히 상급학교로의 진학 자료로 사용됨으로써 학생들의 경각심을 고취시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는바,”라고 적시하고 있는데, 이는 헌재 재판관들의 학교 현장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얕고 단편적이며 사법적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생기부 기재와 보존이 가해 학생을 선도하고 교육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된다고 했는데,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라는 낙인을 받은 학생은 학년이 바뀌고 학교가 바뀌어도 그 꼬리표를 달고 다니게 됨으로써 해당 학생을 선입견과 편견으로 지도할 소지가 다분하다. 그리고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새 출발의 기회를 주지 않는 이 같은 조치는 전혀 교육적이지 않고 성장하는 학생의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너무나 가혹한 조치이다. 또 경각심을 고취시켜 학교폭력을 예방한다고 했지만, 일부 계층에서는 학교폭력 브로커가 등장하고 학교폭력위원회에 변호사를 대동하고 참석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생기부 기재의 부작용은 많다.

 

학교폭력 해결의 가장 큰 목표는 피해 학생의 회복과 가해 학생의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 그리고 재발 방지여야 한다. 그러나 생기부 기재는 그 결과가 너무 가혹하다 보니 가해 학생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기보다는 자신의 가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행동-가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반성과 사과보다는 브로커를 통해 무리한 합의를 종용하는 등-으로 변질되곤 한다. 피해 학생 입장에서도 가해 학생에 대한 정당한 처분을 요구하는 것이 마치 가해 학생의 신세를 망치는 일처럼 여겨져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도 많다. 또 생기부 기재 사실을 지우기 위한 행정심판청구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접수된 학폭위 처분 관련 행정심판 청구 건수는 2012년 38건에서 2015년 63건으로 3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년법에서도 소년범의 장래를 위해 범죄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데, 학교폭력의 경우에 경미한 사안까지 기록에 남기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이다.

 

우리 참교육학부모회는 2012년 학교폭력 종합대책이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해 왔고 학폭법 개정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 조치뿐만 아니라 학폭위를 통한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에서 일관된 엄벌주의와 사법적 관점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고,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학교폭력자치위원의 자질 문제, 관점에 따른 조치 수위의 무원칙성 문제,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사법적인 과정에서 피해 학생의 회복, 가해 학생의 반성과 사과, 화해와 관계의 회복 과정이 들어설 여지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번 헌재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고 부당하다. 이 결정으로 인해 학교폭력의 처리 과정이 엄벌주의 일변도로 치닫게 될 것을 심히 우려하며, 우리회를 비롯한 교육시민사회는 이번 헌재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 지침을 개정하고 학폭법에 회복적 관점이 포함되는 방향으로의 개정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16년 5월 2일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