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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성명서]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시범실시 강행 중단하고 영어교육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 200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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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14 14:27 조회1,8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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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성명서]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시범실시에 관하여)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시범실시 강행 중단하고 영어교육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 지금 우리사회는 비정상인 과잉 영어 교육의 광풍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이를 정부가 앞장서서 주도하고 있다는데 있다. 교육부는 특별추진팀을 구성하여 학교교육을 영어를 중심으로 재편해 가고, 서울시 교육청은 무상의무교육기간인 중학교 과정에 국제중학교 설립이 가능하다며 사교육을 조장함을 물론 입시경쟁을 초등학교까지 확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영어마을 설립, 영어특구의 설치, 원어민 강사 유치 등 영어교육 관련 사업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교육부는 단순한 외국어 교육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며 지난 2005년 5월 영어교육 활성화 5년 종합 대책을 내놓았으며, 2006년 9월부터 초등 1․2학년까지 영어교육을 확대 실시하기 위한 시범학교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실시하기 위한 명분으로 영어 사교육이 확대되고, 영어로 인한 조기유학․해외 어학연수 등이 늘고 있기에 공교육에서의 영어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초등 1, 2학년 단계에 영어교육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초등영어교육은 1997년 도입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도입 당시에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가져올 교육적·사회적 영향이나 문제 상황에 대한 아무런 준비가 없었으며, 교재를 만드는데 1년도 걸리지 않았고 영어교과를 담당할 교사들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당연히 영어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었으며, 그 결과 현재 초등의 영어교육은 초등교육은 물론 유아교육까지 파행적으로 몰아가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각종 사교육 프로그램이 폭발적으로 창궐하고 있어 그 규모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이다. 여기에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조기 유학과 해외 어학연수는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2만 여명 이상에 이르는 초중고 유학생 가운데 60% 이상이 초등학생이다.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초등학생들을  해외에 보내면서 정서적 문제가 발생하고, 과도한 교육비 지출 뿐 아니라 정상적 가정생활까지 위협받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반면 모국어도 채 배우기 전 강요되는 영어 학습부담 속에 아이들은 오히려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상실하며, 이미 초등학교 5, 6학년엔 영어부진아가, 중학교엔 영어포기아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영어교육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농촌 지역의 문제는 계층간 불평등에 더하여 교육 불평등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10년간 실시된 기존 영여교육에 관한 진단도 평가도 하지 않은 채 영어교육을 초등 1, 2학년까지 확대해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영어교육 초등 1~2학년 도입은 인성교육, 기초교육에 충실해야 할 초등학교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갈 것임이 분명하다. 초등 1~2학년은 모국어가 안정되는 시기이며 한글교육이 본격화되어 맞춤법을 익히는 결정적인 시기이다. 이때 영어교육을 도입하는 것은 모국어 교육을 위축시키고, 언어 혼란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정체성의 혼란으로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책을 추진하는 교육인적자원부는 일단 진행해보고 문제점이 있다면 그때 가서 개선해보겠다는 무책임하고 반교육적인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 더하여 공교육과정에 변화를 주는 것은 초등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은 물론 유아교육까지 심하게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과열경쟁이 항상적인 우리 교육현실에서 초등1․2학년에 영어가 도입되면 3, 4살부터 영어조기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결국 초등학교 입학 전 영어 유치원이 일반화되어 영어사교육 시장이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다. 한국 사회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자녀를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정부와 기득권층이 주도하는 영어교육 광풍은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하여 입시경쟁의 승리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사교육비와 학습노동의 부담에 더해 영어경쟁에 승리하기 위한 추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영어 능력은 수학문제 풀이나 사회교과서 암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사회 양극화와 빈곤의 확대상황에서 영어 경쟁에 필요한 비용은 소수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성장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그 모두를 다 할 수는 없다. 어떤 학생들도 동시에 두 가지를 할 수 없다. 하나의 길을 걸으면서 동시에 다른 길을 걸을 수 는 없는 것이다. 영어교육에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그만큼 한국어나 예체능 등 다른 정서적이거나 교육적인 활동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도대체 정부는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자 하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사고를 형성하는 체계이기도 하다. 국제화 시대에 필요한 하나의 수단을 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 영어를 통해 사고를 하는 것이다. 한국의 정체성과 문화적 주체성은 바로 정부에 의해 질식되어 가고 있다. 이에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우리의 주장을 분명히 밝힌다. 하나.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1, 2학년까지 확대하려는 계획과 50개 시범학교 운영을 즉각 중지하라! 하나. 초등학교 영어교육 도입 10년간의 실태를 파악하고 초등 영어교육 정책을 재평가하라! 하나. 외국어 환경인 한국에서 영어 공교육 시기, 방법, 내용 등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진행하라! 2006. 9. 1. WTO교육개방저지와교육공공성실현을위한범국민교육연대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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