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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교과부는 초등 영어 수업 확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200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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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14 16:24 조회2,4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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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교과부는 초등 영어 수업 확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초중등 교육은 국가가 맡아 책임을 져야 한다. 국가는 부모의 경제력이나 학력, 지역 편차에 구애됨이 없이, 학생들이 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커가도록 인성 함양과 지식 습득의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라나는 세대가 민족의 정체성을 이어받아 발전시키고, 민주시민으로서 우리나라와 세계의 평화 번영에 이바지하도록 교육하는 것은 정부와 교육자의 기본 책무다.    그러나 2008년 초 ‘영어몰입교육’ 파동에서 드러났듯이, 지금 우리 교육은 기회 균등의 원칙을 잃어버리고 민족 정체성마저 부인하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영어 구사 능력이 마치 생존의 필수 조건인 것처럼 전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 그 결과로 초래된 것이 끝을 모르는 영어 사교육비 지출 증대와 미국의 창을 통해 우리 생활과 세계를 해석하는 정체성의 혼란이다.    비록 국민의 광범위한 저항에 부딪쳐 영어몰입교육 정책을 거두었다고는 하나, 정부 고위 관료들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의 영어 수업 시간을 지금의 주당 1시간에서 주당 3시간으로, 초등 5~6학년은 지금의 주당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려 영어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하여 ‘연구 프로젝트 수행(4월~7월), 공청회 개최(7월 말~8월 초), 교육과정심의회 심의(8월)’라는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업무 추진에 명백히 반대한다.    기자회견문에 명의를 올린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영어는 중국어나 아랍어처럼 하나의 외국어일 뿐인데, 초등 3학년 학생에게 3시간이란 너무 무리한 요구이다. 초등 3학년부터 영어 교육을 하고 있는 현재,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도 미국식 영어 발음을 자랑스러워하는 현상이 보편화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국민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하는 교육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자신의 말과 글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는 교육적 분위기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애국심은 점차 약해질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나라발전은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초등영어교육 강화로 학부모의 사교육비 지출은 폭등할 것이다. 특히 회화와 발음 중심의 교육은 대학출신 학부모의 경우도 자녀에게 이를 잘 가르칠 자신이 없다. 학부모가 도움을 줄 수 없는 교육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사교육비는 자연히 폭등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영어 사교육비로 천문학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 초등영어강화로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로 더 신음하게 될 것이다. 1997년 초등학교에 영어교육이 도입된 이래 초등 저학년뿐만 아니라 미취학 유아에 이르기까지 무분별한 영어 교육 열풍이 전국을 휩쓸었고, 영어 마을을 만들수록 조기 유학생 수는 더욱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것도 모자라 다시 영어 수업을 더 늘리겠다는 것은 이 불길에 부채질하여 학생과 학부모를 사교육비 폭등이라는 불 속으로 옭아 넣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비 절반 감축, 교육! 만족 두 배’라는 구호는 ‘사교육비는 폭등하고 학부모의 고통만이 늘어나는’ 현실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5월 25일 내놓은 올 1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도시가구의 가구당 월평균으로 학원이나 과외비에 쓴 돈은 16만4657원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만2319원 보다 15.7%나 증가했다. 이것은 지난 2003년부터 통계청이 가계수지 동향 조사에서 학원과 과외비를 따로 나눠 알아 본 이래 가장 높은 상승폭이었다.    셋째, 영어 교육과 그 밖의 국어 교육을 비롯한 다른 교과목 교육 간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한다. 영어교육을 중시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국어를 비롯하여 다른 교과목은 경시될 수밖에 없다. 이 속에서 ‘영어에 친숙한 가정 혹은 영어 사교육의 기회와 재원을 갖고 있는 가정’의 자녀와 그렇지 않은 아이 간의 편차가 초등학교 때부터 확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학생들의 자기학습능력이 개발되는 나이가 된 후 외국어 교육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 전부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때가 있다. 우리 국민들의 지혜와 열정을 모아 지구촌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해나갈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국어에 기반을 둔 의사소통능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어 말하기 능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란 생각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영어교육은 중학교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으며 말하기 교육에 치우쳐서도 안 된다는 영어교육학계의 의미 있는 주장을 경청하여야 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영어사대주의 망상과 무리한 영어 교육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 원래 가지고 있는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활동할 것이다. 학교 평가, 수능 평가, 취업 시험에서 영어 시험의 비중을 낮추고, 중등 교육에서 영어 교육 수준을 낮추는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 모든 국민들이 넉넉한 마음으로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 우리의 요구 -    □ 정부는 초등 3~6 학년 영어수업시간을 늘리려는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라! □ 한국 교육의 균형을 송두리 채 깨뜨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영어교육강화팀을 즉시 해체하라! □ 영어회화 만능주의와 영어 만능주의라는 비교육적 망상을 버려라!    2008년 7월 23일    한글문화연대,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운동본부, 동북아평화연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외솔회, 우리말로 학문하기,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움직이는말글문화, 전국국어교사모임, 짚신문학회, 풀꽃세상을위한모임, 한겨레말글연구소, 한국대학교육연구소, 한글사랑운동본부, 한글재단, 한글철학연구소, 한글학회, 한말글문화협회, 한민족문화학회, 홍세화 작가,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학교자치연대, 그린훼밀리운동연합, 남부교육시민연대, 건강사회를위한보건교육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서울교육혁신연대, 원탁토론아카데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전문대학교수협의회, 전국지역아동센터공부방협의회, 정의교육시민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학벌없는사회,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한국YMCA전국연맹, 함께하는교육시민모? ?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총 40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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