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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자회견문]무책임한 사학 운영자에게 특혜 주는 ‘부실사학 퇴출정책’ 중단하라(200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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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15 14:00 조회2,0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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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무책임한 사학 운영자에게 특혜 주는 ‘부실사학 퇴출정책’ 중단하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산하 대학선진화위원회는 6월 24일, ‘회생이 불가능한 대학에 대해 퇴출 경로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하고 7월 9일 입법 예고했다. 등록금 의존율, 재학생 충원율 등 5개 재무지표와 신입생 충원율 등 6개 교육지표를 기준으로 삼겠다고 한다. 실제 28개 종합대학과 17개 전문대학이 지난 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을 만든 책임은 어디까지나 1996년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도입해 마구잡이로 설립허가를 내준 교과부에게 있다. 방만하게 대학을 운영한 사학 경영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퇴출정책에 따른 피해는 대학 구성원과 지역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반면 부실대학을 만든 설립자에게는 재산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주호 교과부 차관은 ‘대학설립 준칙 제정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여 준칙주의  도입에 앞장섰던 인물이고, 대학선진화위원회 김태완 위원장 역시 준칙주의를 주요 정책으로 삼은 ‘5.31 교육개혁안’을 입안한 교육개혁위원회 전문위원이었다. 실패한 정책을 추진한 사람들이 사과 한 마디 없이 대학 선진화의 선도자인양 나선 우스운 꼴이다. 이번에 입법 예고된 관련 법안도 문제점투성이다. 먼저 대학 해산 시 잔여재산 처분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잔여재산 일부는 대학 해산 뒤 전환될 공익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이 처분권을 가져야 마땅하나 입법안에서는 “잔여재산의 일부를 잔여재산처분계획서에서 지정하는 자(공익법인과 사회복지법인)에게 귀속시키거나”라는 규정만 있을 뿐이다. 즉 사학법인에게 잔여재산 처분 전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대학 해산 사유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사학법에는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한 때”만 해산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 입법예고안에는 ‘신입생 수 격감’ 상황에서도 해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등록금 수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학교법인들은 기본적인 법인전입금 출연을 요구하는 학내 구성원들의 요구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학 해산 을 수단으로 위협할 소지가 많다. 예고안대로라면 학생 수가 어느 정도 격감되어야 해산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예측할 수 없고, 그 1차적 판단이 전적으로 법인이사회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잔여재산 일부를 사회복지법인 설립에도 출연할 수 있도록 한 부분도 문제다. 공익법인은 주로 학자금, 장학금, 연구비 보조, 학술, 자선(慈善)에 관한 사업을 주목적으로 하지만, 사회복지법인은 그 종류나 구체적 형태를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또한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국가 감독권이 미비해 부작용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굳이 고등학교 법인 해산에는 허용되지 않는 사회복지법인 전환을 허용한 저의가 의심스럽다. 청산을 결정한 사학재단이 사회복지법인도 운영하고 있을 경우 대학 잔여재산은 고스란히 설립자에게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터놓은 것이다. 고등학교법인의 해산과는 달리 사립대학법인이 해산할 경우 해산장려금 지원과 기본재산 매입 제도가 적용되지 않도록 한 부분도 문제가 크다. 사학법인은 기본재산 액수가 커 고등학교법인과 같이 기본재산 감정평가액의 30%에 달하는 해산장려금과 학교교육에 직접 사용되었던 재산을 매입할만한 국고 여력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한편으로 해산을 유도하기는 하되 해산과 관련한 국가의 재정적 부담은 완전히 배제한다는 의미이다. 즉 해산법인에 대한 국고 지원을 없애는 대신 잔여재산처분에 대하여 사학법인에게 거의 완전한 재량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으로, 역시 편법을 통해 법적 기준이 넘는 잔여재산을 빼돌릴 위험이 있다. 이런 문제점들만 보더라도 ‘부실사학 퇴출정책’은 자칫 등록금만으로 대학을 운영하다가 정원미달이 심각해지면 대학을 폐교하고 잔여재산을 돌려받으려는 무책임한 사학운영자를 양산시킬 게 뻔하다. 다시 말해 부실사학 퇴출은 대학을 망친 사학운영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혜를 주는 정책이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법 개정을 통해 무리하게 대학을 정리하기 전에 수도권 대학 과밀 현상과 학벌주의, 지역균형발전 등의 관점에서 국가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역에 피해를 입히고 무능력한 대학 운영자들에게 특혜만 주는 대학 퇴출 정책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2009년 7월 24일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 입법예고된 개정안과 그에 대한 의견은(김종서(배재대학교 법학과)) 문서자료실에서 다운받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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