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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자회견문]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과정 쿠데타를 즉각 중단하라!!(2009.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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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15 14:02 조회1,6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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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과정 쿠데타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의 교육 유령이 지금 대한민국에 떠돌고 있다. 미래형 교육과정이라는 유령이다. 사교육비를 절감하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글로벌 창의 인재를 육성한다는 거창한 슬로건으로 교묘하게 위장한 채 한 손에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 해소를 위한 교과목 축소를, 다른 한 손에는 학교의 자율성 확대를 내건 채 국민들의 눈과 귀를 교묘하게 가리고 있다. 그동안 유령으로만 떠돌던 ‘미래형 교육과정’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이제 그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올 해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이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1차년도이다. 그런데 갑자기 교육과정을 다시 바꾸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그 이유를 ‘교육의 고질적 병폐가 현행 교육과정에서 비롯되고 21세기를 대비하여 글로벌 창의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국가적 과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출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개정 방향으로‘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축소와 고등학교 선택교육과정 전면화, 학업성취도 평가의 제도화, 교과목의 통폐합, 집중 이수제, 교과목간 20%의 시수증감을 허용하는 교장의 학교교육과정 자율화, 초등 수업시수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고질적 병폐는 교육과정이 아니라, 학벌사회와 과도한 입시경쟁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이로 말미암아 교육과정의 기본적 운영조차 교란되어 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제시된 개정 방향이야 말로 학교를 입시 준비기관으로 만드는 것이며 교육의 창의성을 더욱 말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사교육은 더욱 번창할 것이며 경쟁교육이 초등학교까지 내려가 학생들을 더욱 살인적인 입시 경쟁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창의 인재’라는 교육목표가 과연 우리나라의 국가적 과제라고 누가 주장하는가? 홍익인간과 전인교육이야 말로 헌법정신과 교육기본법에 규정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 아닌가? 모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며 국민보통교육기관으로서 학교의 의무이다. ‘글로벌 창의 인재’라는 교육목표야말로 소수 엘리트를 위해 다수를 희생시키는 발상이며 고질적인 우리 교육의 병폐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개정의 진정한 의도는 자문회의가 밝히고 있듯이 ‘현재 우리 교육이 나아가고 있는 학교 자율화ㆍ다양화ㆍ특성화 정책을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함’에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고교 다양화 정책을 필두로 학교 자율화ㆍ다양화ㆍ특성화 정책을 빠르게 밀어붙이고 있다. 교육에 대한 국가의 공적 책임을 방기하고 시장주의적 경쟁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고교 평준화 제도를 해체하고 있다. 이주호 교과부 차관이 “교육과정 개혁은 교육개혁의 마지막 종착점이라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듯이 교육과정 개정은 그 마지막 수순에 해당한다. 현 정부(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 문제를 내재적 접근이 아닌, 순전히 정치적 맥락에서만 접근하고 있다. 그래서 창의적 교육, 학습부담 완화,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그 어떤 교육적 명분도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으며 오히려 반대 효과만 증폭시키게 될 것이다. 이제 교육과학기술부의 본격적인 교육과정 개정 고시 절차를 앞두고 우리는 다시 한 번 되묻는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이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첫 해에 교육과정을 다시 바꾸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일인가? 지금 교육쿠데타가 일어난 것인가? 원론적으로 말해 국가수준교육과정은 필요하면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기존 교육과정의 적용과 평가를 건너뛰고 졸속 비밀리에 밀어 붙이고자 하는 쿠테타적 발상은 교육의 장기적 비전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기보다 강행과 저지라는 정치적 격돌만을 만들어낼 것이다. 교육과정의 개정은 단지 문서상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개정은 학교 교육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설계도로서 그에 따르는 교과서, 학사일정, 교원수급과 양성체계, 입시제도 등의 변화를 동반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장 교사들이 교육과정의 정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예고되지 않는 상태에서 갑자기 적용되는 교육과정은 그 어떤 긍정적 효과보다 학교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다. 오히려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과정에 대한 안정적 운용, 그 결과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개정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 시안 마련, 현장 적합성 검토, 충분한 심의가 필요한 장기적 플랜이 필요한 것이다. 하나.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당부한다. 정권을 잡았다고 교육과정 이렇게 마구잡이로 바꾸어도 되는 것인가? 정권은 짧고 교육은 백년대계이다. 권력을 잡았다고 교육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라. 권력의 힘으로 바꾼 교육과정은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개정될 것이다. 둘. 교과부 행정 관료들에게 되묻는다. 불과 2년 전에 당신들이 고시한 교육과정을 이렇게 뒤집어도 되는가? 그것도 1년 만에 평가하고 시안 만들고 여론 수렴하고 현장 적합성 검토하고 교육과정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고시한 적이 있는가? 그동안의 교육과정 개정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교육과정이야말로 특정 정권의 교육정책과는 상대적으로 독립된 개정 주기를 그려왔으며, 정권의 임기를 넘어서는 장기적인 프로젝트임을 당신들도 알고 있지 않은가? 셋. 소위 ‘교육과정 총론 전문 학자들’에게 경고한다. 7차 교육과정과 ‘2007 개정 교육과정’을 주도한 학자들은 이번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서 손 떼라. 당신들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15년 이상, 3회의 개정에 걸쳐 좌우해 오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교육의 고질적 병폐가 현행 교육과정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다시 개정하려 한다. 최소한 그동안의 교육과정이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고 입 다물어라. 권력을 등에 업고 온갖 궤변과 곡학아세로 국민을 현혹하지 마라. 교육은 당신들의 탁상이론의 실험장이 아니다. 우리는 오늘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는 공청회에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 미래형교육과정을 구체화하기 위한 요식절차에 들러리로 참석할 그 어떤 이유도 없다. 우리의 주장은 간단하다. 교육과정 개정을 전제로 한 일체의 논의를 중단하라. 그리고 개정의 여부, 목적, 방향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 이를 위해 그동안의 교육과정에 대한 실사구시적 평가부터 다시 하자. 이를 위해 교육주체들의 광범위한 참여를 보장하고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법적ㆍ제도적 정비를 먼저 하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 교육과정개정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린다. - 교육과정개정에 반대하는 모든 교육 주체들의 반대 서명 운동을 조직한다. - 교육과정개정을 반대하는 광범위한 실천을 전개한다. - 바람직한 교육과정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광범위하게 조직한다. - 우리 교육의 고질적 병폐를 척결하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회 세력과 연대한다. 2009년 9월 29일 공교육회복국민대책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과모임연합, 범국민교육연대,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참교육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연대, 문화연대, 전국사범대학생회연합, 전국교육대학학생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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