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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 이원창 씨 코바코 포기하세요 20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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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15 16:07 조회1,7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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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 이원창 씨 코바코 포기하세요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사장 후보로 이원창 씨가 거론되고 있다. 코바코의 공적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이 중차대하게 요구되는 지금, 공공성 철학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 이원창 씨는 상식적 기준을 벗어나는 숱한 발언과 행동으로 시민사회 여론의 지탄을 받은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가 위법.위헌 논란 속에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를 승인한 후 미디어 생태계와 광고시장은 일대 회오리에 휩싸였다. 제한된 방송 재원과 광고시장을 놓고 조중동 신문사업자에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줌으로써 정글의 법칙이 관통하는 무한경쟁이 시작되었다. 지상파 방송사업자와 조중동방송이 생존 자체를 목표로 오로지 광고주를 향해 돌진하고, 광고주들은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사업자들과의 타협 속에 광고비 과잉지출 부담을 떠안아야 된다. 기업은 광고비 과잉지출 부담을 상품의 소비자 가격에 이전하게 되고 결국 모든 부담은 국민에게 전가된다.

 

방송사업자와 광고주 간의 긴장과 결탁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방송의 원천적 존립근거를 침해한다. 한나라당은 6월 국회에서 미디어렙 입법을 고의 지연시키면서 미디어렙의 완전경쟁체제 구축 마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입법이 지연되면 조중동방송은 무법의 공백을 틈타 광고주와 직접 광고판매 계약을 일삼을 것이고, 지상파방송사들도 덩달아 직접판매 방식을 쫓아갈 가능성이 높다. 보도와 광고, 편성과 기업, 방송과 자본의 경계는 사라지고 공공적, 공익적 방송프로그램은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코바코는 공영미디어렙으로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형식적으로 독립된 중립지대에 자리잡아왔다. 전두환 군사정권 때 정치자금 조성으로 비판받고 새로운 정권이 등장할 때마다 해체 위기를 겪었지만, 방송사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송출하고, 광고영업은 코바코가 하는 이원적 구조를 구축하면서 방송 독립의 제도적 기틀을 갖추었다. 물론 공공기관으로서의 코바코가 시민사회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렀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 공익적인 활동도 매우 부족하다.

 

그러나 코바코가 존재함으로써, 지역방송.종교방송 등 중소방송사에 도움이 되었고, 여론 다양성, 문화 다양성에도 기여할 수 있었다. 아울러 시청률 높은 방송사와 프로그램에 집중될 수 있는 광고물량의 중소방송사 할당으로 극단적인 상업주의와 무한경쟁체제의 부작용을 상당 부분 제어할 수 있었다.

 

코바코는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광고주의 개입 차단, 방송광고 요금 인상 억제, 광고연계판매를 통한 소규모 방송사 지원 등의 제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미디어렙 입법이 가닥을 잡지 못하는 지금, 코바코마저 흔들린다면 광고시장에 관한 어떠한 공적 규제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지상파방송과 조중동방송의 경쟁에 일간신문과 타 미디어 광고시장도 위축될 것이며, 특히 지역방송, 종교방송의 타격이 가장 클 것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코바코는 당분간 미디어 광고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다. 공공성 철학과 비전을 체득한 수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코바코의 공적 기능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 임무를 맡아야 한다. 이명박 정권 말기 깜냥도 안 되는 인사가 타락한 권력의 줄을 타고 내려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 몰상식을 넘어 거의 ‘또라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법한 그의 발언과 행동에 비춰볼 때, 이원창씨는 코바코 사장을 맡기엔 너무 부적격하다. 실업이나 가난을 개인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인사에게서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듯이, 이원창씨에게 코바코가 수행하는 공적 기능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를 기대하기는 난망이다. 극우 인터넷신문의 발행인, 이원창씨에게는 이 정도가 어울린다.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던가. 타락한 권력을 등에 업은 분수에 넘친 탐욕을 포기하기를 정중히 권고한다.

 

2011년 7월 7일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 (미디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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