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마당

성명서/논평

Home > 소식마당 > 성명서/논평

[논평] 방송통신위원회의 진주-창원 MBC 강제합병 허가는 원천무효다 2011.08.12

페이지 정보

본부사무처 작성일15-12-15 16:10 조회1,727회 댓글0건

첨부파일

본문

[논평] 방송통신위원회의 진주-창원 MBC 강제합병 허가는 원천무효다

- 공영방송 MBC 재민주화와 바로 세우기 투쟁의 제2막이 올랐다 -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 하는 분노로 확인됐다. 그리고 분노는 빗물이 되어 방송통신위원회를 적셨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추천 방통위원 최시중, 홍성규, 신용섭 씨의 진주-창원 MBC 강제합병 허가 결정과 함께, 그나마 희미하게 남아있던 방통위의 권위 나부랭이는 분노의 빗물과 함께 흔적도 없이 하수도로 쓸려 내려갔다. 8월8일 오전, 이들 3인방은 그렇게 제 얼굴에 침을 뱉었다.

 

김재철 씨는 흡족해 할 것이다. 그는 방통위가 강제합병 승인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일을 잘못하는 방통위에 항의의 표시로 홧김에” 서울MBC 사장직을 내던졌다며 사표를 철회하는 촌극을 벌였다. 김재철 씨의 뜻에 따라, 방통위는 ‘일을 잘한’ 셈이다.

 

여전히 우리는 진주-창원 MBC를 강제 합병하는 합리적 이유를 모르겠다. 합병에 따라 연간 12억 원의 영업수지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는 김재철 씨와 그 하수인 김종국 진주-창원 MBC 겸임사장의 말을 조금도 신뢰할 수 없다. 방송중계차 2대 중 1대를 HD(고화질)로 전환하지 않고, 이를 ‘중복투자 방지’를 통한 영업수지 개선으로 둘러대는 게 실체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방송중계차 1대는 영원히 HD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개국을 앞두고 있는 ‘조중동방송’에 매각하겠다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

 

여기에 방통위 3인방이 내린 조건부 허가 내용을 더해 보면, 도대체 왜 합병하려는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된다. 조건의 내용은 합병 이전의 수준으로 진주MBC의 뉴스보도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철 씨와 김종국 씨는 창원MBC를 보도의 중심기지로, 진주MBC를 제작의 중심기지로 삼겠으며, 합병 이후 회사의 본사는 진주에 두겠다고 합병 허가 요청서에서 밝혔다. 이대로라면 진주MBC라는 법인을 없애면서 진주는 제작의 중심기지가 되고 뉴스보도권도 유지하는 셈이다.

 

결국, 이는 합병이 필요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진주MBC와 창원MBC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활한 공동제작 여건을 구축하면 충분했던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2단계 싸움의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합병 이전의 수준으로 원상회복시키는 것이다. 합병을 철회하고 진주MBC와 창원MBC를 분리시키면 되는 문제이다. 이를 위한 조건은 결코 불리하지 않다.

 

무엇보다, 방송법 제8조 제8항 단서에 따라 방통위 3인방의 강제합병 허가 결정은 위법한 행정행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7년 7월 마련된 이 단서의 내용은 서울MBC의 지역MBC 소유구조 변동을 금지하는 것이며, 그 취지는 전체 MBC의 공영방송 지위를 유지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방통위는 합병을 통해 서울MBC의 지분이 높아지지만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견강부회다. 방통위 논리대로라면, 창원-진주 MBC 강제합병에서 서울MBC의 소유 비중이 높은 창원MBC를 존속법인으로 하면 이 조항에 어긋나지 않는 반면, 상대적으로 서울MBC의 소유비중이 낮은 진주MBC를 존속법인으로 하면 위법이라는 식의 웃지 못할 결과가 빚어진다.

 

이런 식의 치졸한 장난은 ‘공영방송 MBC’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진주-창원 MBC 강제합병을 원상태로 돌려놓는 싸움은, 공영방송 MBC의 재민주화와 바로세우기와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돼 있다. 사표 ‘공갈극’ 이후 김재철 씨는 악착같이 서울MBC에 빌붙어 있으려 할 것이다. 그가 공언한 대로 강릉-삼척 MBC, 청주-충주 MBC 강제합병도 추진될 것이다.

 

지역 MBC 강제합병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던 서울MBC 구성원이 있었다면, 합병하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식으로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던 지역MBC 구성원들이 있었다면, 오늘 이후로 ‘과거’를 벗어던져야 한다. 그런 식의 과거를 유지하는 한, 김재철 씨와 제2, 제3의 김종국 씨가 틈을 비집고 들어올 것이다. 공영방송 MBC 재민주화와 바로세우기, 그 연장선에 있는 지역MBC 강제합병 저지라는 희망의 꽃을 절망의 끝에서 피우기 위해 성찰해야 할 지점이다.

 

장장 520일 기나긴 진주-창원 MBC 강제합병 반대 투쟁에 힘찬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내고, 공영방송 MBC 재민주화와 바로세우기를 위한 몸부림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며, 연대할 것을 다짐한다.

 

 

2011년 8월 8일

 

언론개혁시민연대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