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제 이후 학교간 학력차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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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1.09.22. 오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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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입생 성적 분포, 상위10% 비율 최대4배차

서울에서 고교선택제가 시행된 지 2년 만에 일반고 신입생 가운데 성적 상위자 비율이 같은 학교군 안에서도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나는 등 학교 간 학력 격차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하위 학생 비율 차이도 7배나 됐다.

2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은 ‘2009~2011학년도 일반고 신입생 학교별 성적분포 현황’ 자료를 보면, 동부학교군(동대문·중랑구) 소속 일반고의 2011학년도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10% 안에 드는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 3곳(평균 19.8%)과 낮은 학교 3곳(평균 4.9%)의 차이가 4배로 벌어져, 11개 학교군 가운데 가장 성적 격차가 컸다. 동부학교군은 고교선택제가 시행되기 전인 2009년에는 상위 10% 학생 비율 격차가 1.8배에 그쳤으나, 고교선택제가 시행된 2010년에는 2.5배로 격차가 커지는 등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 하위 10%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 3곳과 낮은 학교 3곳의 비율 차이는 더 컸다. 북부학교군(도봉·노원구)의 경우, 2009년에는 성적 하위 10% 비율 격차가 1.7배였으나 2010년엔 7.1배로 커졌고 올해에도 7배나 됐다.

서울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2011학년도 신입생 가운데 내신성적 상위 10%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 30곳(평균 14.2%)과 낮은 학교 30곳(평균 4.3%)의 비율 차이가 3.3배에 이르렀다. 하위 10%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 30곳(15%)과 낮은 학교 30곳(2.9%)의 차이는 5.2배로, 상위권 학생 비율보다 격차가 컸다.

성적에 따른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는 고교선택제 실시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특수목적고 확대 등으로 학교 서열화가 더욱 굳어졌기 때문이다.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사고로 빠져나가는 탓에 성적 상위 10% 학생의 일반고 진학률 자체가 점차 줄어드는데다, 고교선택제 시행 뒤 일반고 지원자들마저 대학 진학 실적 등이 좋은 특정 학교로 몰리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민석 의원은 “상·하위 학생 쏠림 현상으로 고교 평준화는 붕괴하고 학교 양극화가 심화해, 낙후 학교의 슬럼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학교 간 학력 격차가 굳어지지 않도록 고교선택제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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