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우유신'이 사제관계? 대입 '황당'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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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2012학년도 서울교대 집중면접 문제와 기준. 관련자들의 말을 종합해 문서로 작성해본 것이다.
ⓒ 윤근혁

수도 서울의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최근 치른 대입 수시모집 심층면접 문제에 '큰 흠결'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오는 4일 예비합격자 발표 전후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교대는 지난 15일 수시 특정영역집중이수자 전형으로 심층면접 고사를 봤다. 80명 모집에 801명이 응시해 약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체 1000점 만점에 600점이 배정(서류평가 400점)되어 사실상 당락을 좌우한 심층면접 문제 가운데 교육과정(외국어, 국제 집중이수자 대상) 필수문항이 도마에 올랐다.

오륜 가운데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서울교대는 교육과정 단일 문항으로 제시한 이 문제에서 "유학의 오륜을 설명한 후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어느 항목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지 말하라"고 했다. 문제는 채점 기준.

서울교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제 관계를 붕우유신으로 설명한 수험생'만 '매우 우수'로 평가토록 했다. 우수는 '장유유서나 부자유친으로 설명했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했을 때'에 한해 주도록 했다. 실제로 응시생 가운데 붕우유신으로 답한 학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교 윤리 교사들은 '황당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서울교대가 모집요강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 요구되는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낸다'고 했지만 고교 <도덕>과 <전통윤리> 어디에도 붕우유신을 사제지간으로 설명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윤리 교과서들은 모두 '붕우유신을 친구관계'로만 기술하고 있었다.

고교 <전통윤리> 교사용 지도서 246쪽. 고교 윤리 관련 교과서에서는 붕우유신을 친구간의 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 윤근혁

배종현 경기 용인 홍천고 교사(윤리)는 "고교 교육과정은 물론 유학적 관점으로도 붕우유신은 주로 친구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인데, 이것을 사제 간의 관계로 놓고 정답을 요구했다면 적절하지 않다"면서 "3명의 유학자들에게도 검토한 결과 붕우유신만 최고점을 주도록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지역 ㅅ고의 한 윤리교사도 "신뢰성이 없는 자의적인 문제로 응시생 당락이 좌우되다니 기가 막힌 일"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3명의 현직 교육학 교수들도 마찬가지 의견을 냈다. 한 지방 교육대학 교수는 "다른 것도 답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오로지 붕우유신만이 최고 정답이라고 한 것은 억지"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교대 출제위원장 "고교 교육과정 보면 알 수 있는 것"

이에 대해 서울교대 심층면접 출제위원장인 A교수(윤리교육과)는 "대학에서 협의를 통해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출제한 것으로 문항에는 어떤 문제도 없다"면서 "이는 고교 교육과정이나 관련 논문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또 '붕우유신이라는 정답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사고력을 보는 것이 주목적이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내부 채점 기준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 '붕우유신이라고 답한 학생이 몇 명인가'란 물음에 대해서도 "답변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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