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징계해달라” 교사들 또 집단민원

송현숙 기자

서울 동대문구 초교 … 비리 의혹·잦은 성희롱 발언 물의

교장을 바꿔달라는 교사들의 진정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동구 ㄱ초등학교 교사들이 교장의 독단적 학교 운영과 언어폭력에 반발해 서울시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경향신문 12월21일자 21면 보도)한 데 이어, 동대문구 ㄴ초등학교 교사들도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ㄴ초 교사 21명은 “교장의 부적절한 언행, 비위 의혹과 성희롱 발언 등이 지나치다”며 지난 21일 서울시교육청에 감사를 청구하고 징계를 요청했다. 교육청은 22일 감사에 착수했다. 교사들은 “교장이 ‘은퇴 후 셀프리더십코칭 교과교육연구회를 함께하자’며 교사들에게 사비 120만원을 투자해 셀프리더십 교육을 받을 것을 강요하다시피 권했다”면서 “현재 수강 중인 교사 9명 수강료의 10%를 업체에서 학교로 돌려줘 학교 회식비로 쓰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초빙교사의 요건을 맘대로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지난 5월 산행 후 근처 초등학교에서 가진 뒤풀이에서 성희롱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교장은 지역 교육청 장학사들 사이사이에 젊은 여교사 4명을 앉히고 “우리 학교 교사들은 어려 보이고 예쁘다”며 술을 따르고 마시도록 주문했다고 교사들은 전했다. 교무실에서도 젊은 여교사에게 “○선생은 웃을 때 참 예뻐. 남자 녀석들 여러 명 넘어뜨렸겠어”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은 경향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셀프리더십 교육은 새로운 트렌드라고 생각해 같이 배우자고 권유한 것일 뿐 강요하지 않았다. (여교사들의) 외모와 관련된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장의 이 같은 군림과 일탈을 막기 위해 교직 승진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0.01점 때문에 50대 남자들이 주먹질을 할 정도로 승진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근무평정권을 가진 교장의 권한은 막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성관 건국대 교수(교직과)는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교장 자격증 소지 여부와 교장의 리더십·직무수행능력·학교발전 기여도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교장의 기준과 승진요건 등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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