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때 이른 더위…올 ‘찜통교실’ 벗어나나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7 17:13

수정 2017.06.07 17:13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따라 에어컨가동 학생 의견 반영.. 교육청서 일선학교에 공문 ..일부선 ‘무조건 절전’ 여전.. 교실 개별적인 냉방 바람직
지난달부터 때 이른 더위가 이어지는데다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냉방시설을 제대로 가동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또 다시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것이다.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에도 '절전 관념'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일선학교 교실 에어컨 가동 여건이 예년보다는 나아졌다. 교육용 전기요금이 20% 가량 인하됐기 때문이다. 연중 최대 피크치가 아닌 당월 피크치를 적용, 기본요금을 산정하는 것으로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가 바뀌었다.
동.하계 냉난방기 사용량 할인율은 현행 15%에서 50%로 확대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교육용 전기요금이 연간 1000억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간 초중고 전기 사용요금이 4000억원 이상인데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로 1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1년간 모니터링하고 실질 체감률 등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는 교육용 전기료 인하 조치가 학교 더위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교육부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이번 인하 조치에 따른 감액분을 다른 데서 충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전기요금 인하와 관련해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에어컨을 전보다 자유롭게 가동해도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 전기요금 인하 사실과 함께 학생이나 교사 등의 의견을 반영, 가동하라고 안내하는데도 일부 학교는 아직 무조건 '절전해야 한다'는 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같은 온도로 냉방을 해도 개인별, 위치별로 체감 온도가 다를 수 있어 층별 차별화를 두라고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쾌적한 환경서 공부했으면…"

일부 학교에서는 이른 더위에도 에어컨 가동을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송재혁 대변인은 "교실이라는 공간은 혈기왕성한 아이들이 모여 열이 높은 편인데 학교가 전기료 걱정에 에어컨 가동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실내 권장온도에 맞춰 에어컨 온도를 설정하는데 정작 실내 온도는 그보다 높은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용 전기료 인하 취지에 맞게 각 학교에서 냉방을 중앙 통제할 게 아니라 교실마다 개별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질적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안전교육으로 수업시수가 늘어났다.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은 5교시 수업이 증가해 초등학교의 여름철 전기료 사용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재철 대변인은 "교육용 전기료 인하는 환영할 만한 조치지만 학교 전기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부족한 면이 있다"며 "안전교육으로 수업이 늘어나면 냉방 전기료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만큼 공공성 차원에서 교육용 전기료를 농사용 전기료 수준으로 인하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관계자 역시 "아이들이 수업 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교육용 전기료를 인하한 만큼 학교도 취지를 수용, 아이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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