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주도 학내문제 해결 활동
학교폭력 발생률과 밀접 연관
대전 51곳 초등학교 실행 안해
중·고등학교比 자치 활동 저조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초등학생의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학생 중심 예방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중심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은 대전지역 초등학교는 총 51개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지역 초등학교 3교 중 1곳에선 학생이 주도적으로 또래 간 분쟁에 대처하는 특별활동이 전무한 것이다.

반면 중학교는 88개교 중 82개교, 고등학교는 62개교 중 56개교에서 학생 중심 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에서만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학생 자치활동이 저조한 것이다.

학생 중심 예방프로그램은 또래 간 상담, 갈등 조정, 자체 해결 등과 같이 학생이 주도적으로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동아리활동이다.

정규교과수업 내 예방교육처럼 법적인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교육 현장에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하는 교육이 학교폭력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학생 중심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있다.

한혜진 대전평화여성회 대표는 “일례로 ‘또래조정’은 갈등 당사자 간 문제를 학급 구성원이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친구의 갈등, 아픔에도 관심을 기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학교급 차이에 따른 학생 중심 예방활동 실시 여부가 실제 학교폭력 발생률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발표된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대전지역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1.8%로 직전 조사(1.2%) 때보다 0.5%p 올랐지만, 같은기간 중학생의 경우 0.4%로 그대로였고 고등학생은 0.3%에서 0.2%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또래 간 갈등을 주도적으로 해결해보는 활동이 초등학교에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초등학교에서만 유일하게 학교폭력이 늘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학교폭력 없는 교육 현장 조성을 위해 초등학교에서도 학생 중심 예방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강영미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표는 “학생 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무조건 교사나 학부모가 개입해 학교폭력 문제로 접근하기보단 학생자치를 통해 학생이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보니 강제할 수는 없지만 일선 학교에 학생 주도 예방프로그램의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노세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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