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부진반 폐지하라”
시교육위, “위화감만 조성” 시교육청 질타
24일 열린 광주시교육위원회 임시회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학습부진반 운영과 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 영어교육 강화에 대한 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위원들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시하는 학습부진학생 판별 기준에 따라 학습부진반을 편성, 운영하겠다는 것은 성급한 정책으로 위화감만 조성될 것이라며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윤봉근 위원은 “학습부진반 편성은 학교 현장에서 우열반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학생간의 위화감이 조성될 뿐만 아니라 학습 효과면에서도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며 시교육청 방안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윤 위원은 “중1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는 이미 신뢰도와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학습부진학생 지도 대책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 실시된 진단평가 결과를 토대로 학습부진반을 편성하겠다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윤 위원은 이어 “많은 학생들이 진단평가 이전부터 사교육을 통해 평가를 대비해왔기 때문에 부진학습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했다고 볼 수 없다”며 “게다가 갓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을 놓고 지역간 석차까지 공개하고 보도하는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장휘국 위원은 “시교육청은 지난 2005년 고교 0교시 수업을 폐지하고 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을 적절한 수준으로 하도록 각 학교에 지시했지만 그러한 교육적 고려는 사라진 지 오래 됐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무작정 학교에 오래 잡아놓기만 하면 공부가 된다고 생각하는지, 성적 경쟁에서 앞서기만 하면 행복한 인생, 성공한 삶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일부 고등학교에서 자행되고 있는 강제적이고 무리한 야간자율학습과 심화반, 자율반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위원은 “시험공부와 성적 경쟁에 앞서기만 하면 ‘성공인생’이라고 여기는 잘못된 세태에 대해 교육관료가 더 부추기고 있어 안타깝다”며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예습과 복습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밤 늦게까지 많은 시간을 가르치려고만 한다”고 꼬집었다.
영어 몰입식 교육과 관련해 박기훈 위원은 “영어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수단에 지나지 않는 영어를 목적화 한 것은 학생을 우민화 하려는 행위와 같다”며 “국어를 바탕으로 한 언어 정책위에 영어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하지만 학습부진반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미도달 학생에 대해 학력을 보충시키는 개념”이라며 “ 위화감·열등감 등 학생 인격을 침해하는 것을 배제하고 다양한 방안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또 “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은 실태를 파악한 뒤 규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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