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
|
 |
 |
|
|
 |
2008-10-31 08:54:11 |
|
|
 황익순 |
 성적, 석차 다 아는 비밀-광주드림 |
|
|
성적·석차, `다 아는’ 비밀
교육지침 어긴 초등 지필고사 비판여론 확산
초등학생이 성적 비관을 이유로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현행 교육지침을 어긴 지필고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많은 초등학교들이 지필고사를 실시하고 있고, 성적과 석차까지 개별적으로 가르쳐주는 사례가 적지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30일 지역교육계에 따르면 현행 7차 교육과정은 수행평가 위주로의 학생 평가를 규정하고 있다. 시교육청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지침’을 만들어 선다형 집필고사 대신 서술형 평가를 권장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 초등학교의 62%에 해당하는 85개 학교가 관련 지침을 어기고 중간·기말 등 지필고사를 실시했다. 심지어 올 들어 20여 개 초등학교는 월말고사까지 부활시킨 상태다.
더 큰 문제는 공공연하게 학생들에게 점수와 석차를 공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학부모들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개별적으로 가르쳐주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성적표를 프린트해서 개별 성적과 석차를 알려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명백하게 성적·석차 공개를 금지하고 있는 교육지침을 어긴 것이다.
한 초등학교 학생 A(12) 군은 “어쩔 때는 공부 잘 하는 몇 명만 가르쳐 주지만 반 전체 학생들의 성적을 한 명 한 명 불러줄 때도 있다”며 “점수가 높으면 기분이 좋은데 나쁘면 엄마가 알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 실시되는 지필고사의 횟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교사들이 성적 산출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일년에 두 차례의 기말고사만 실시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부에서 시험지를 구입해 와 중간고사를 보는 학교들이 급격히 늘고 있고, 급기야 월말고사와 일제고사까지 부활했다.
교육지침을 어긴 지필고사 실시에 대해 일선 학교들은 학부모들의 요구가 높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성적의 경우 대다수 교사들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지만 학부모들이 전화로 자녀의 성적을 물어오면 침묵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초등학교 교사 B 씨는 “지필고사 실시가 처음에는 단지 학생지도의 참고자료 정도였는데 학부모들이 자녀 성적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너무 많은 학부모들이 전화로 물어와 지금은 그냥 아이들에게 공개해 버린다”고 말했다.
지필고사와 그에 따른 과잉경쟁 부작용은 심각하다. 지난 28일 자살한 초등학생도 중간고사 성적 하락에 따른 성적비관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막대한 사교육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교육위원회 장휘국 위원은 “초등학생도 요즘은 최소한 서너 개의 학원에 다니는데 지필고사에 따른 과잉 경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며 “현행 7차 교육과정이 규정한 수행평가 위주의 학생 평가가 지켜지지 않으면 제2, 제3의 초등학생 자살사건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
|
|
|
|
|
|
|
132
7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