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평가, 벌써 과열 양상
시교육청, 부진학생 제로화 선언
서열 낮은 학교, 성적 부풀리기 우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에 따른 전국 시·도 교육청과 학교 간 경쟁이 벌써부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편법이 성행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학교별 성적까지 공개돼 이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지역교육단체들에 따르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에 따른 부작용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공개 직후 기초학력 부진학생 제로화를 선언했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고등학교는 전국 주요 7대 도시 중 최고 학력을 보인 반면 초등학교는 전국 최하위 수준인 점을 고려한 대책이다.
시교육청은 추경예산을 대폭 증액해 21억5000만 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으로 기초학력 부진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학교나 학생의 특성에 맞는 학력 증진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부진학생 개별지도, 기초학력 향상 컨설팅 주요 5개 과목 보정 프로그램 개발 투입, 기초학력 담임 책임제, 방과 후나 방학 중 기초학력 향상 특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시교육청은 기초학력 향상 우수학교를 보상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인데 일선학교 교사들이 적절치 않은 대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기초학력 부진학생을 구제하려면 전문 강사와 시설 마련이 시급한데 인센티브 지급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경쟁 유발 대책일 뿐이다”며 “장기적으로 체계를 세우는 일은 외면한 채 시교육청이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정책에 연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학교별 성적까지 공개되면서 편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성적 공개에 따라 학교별로 서열이 생기면서 학교들이 성적을 조작할 우려가 있다는 것. 학업성취도 평가 채점은 개별 학교별로 이루어져 그럴 개연성이 적지 않다.
더구나 표집반의 시험감독을 충실히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의 경우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각 1반의 성적만 표집한다. 실제로 지난 10월 학업성취도 평가 때 광주에서도 학교가 성적 부풀리기에 나서 시험감독 교사가 표집 학급 학생들에게 두세 문제 정도의 정답을 안내해 준 사례도 있었다.
한 중학교 교사 A 씨는 “예전부터 전국 단위 일제고사를 보면 몇 문제 정도의 답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거나 커닝을 묵인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학교별 경쟁구도가 생긴 지금은 훨씬 심각하다”며 “두 문제 정도만 가르쳐 줘도 학교 평균이 확 올라가는데 성적이 낮게 나온 학교들이 성적 부풀리기에 나설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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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도평가 벌써 과열 양상-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