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초마다 시범학교 논란 왜?
지정 먼저 받고, 전체 교사 통보는 나중에
“관련 교사 승진점수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
일선학교들이 학교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각종 시범학교를 유치해 교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시범학교 선정 절차가 교사들이 출근하지 않는 겨울방학에 마무리돼 학기초만 되면 이에 따른 논란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1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각종 시범연구학교에 지정된 일선학교는 79곳이다. 20개 학교는 지난해부터 같은 시범학교를 시행한 ‘계속지정’ 학교이고, 59개 학교는 올해 신규로 지정됐다.
문제는 각종 시범학교를 신청할 때 전체 교사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학교가 적지 않다는 것. 학교장과 시범학교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교사들이 알아서 시범학교를 신청해 지정 받은 뒤 다른 교사들에게 통보하는 형태다.
북구 A 중학교의 경우 올해 영어 관련 시범학교에 지정됐다. 개학을 하고 이 학교에서는 시범학교 지정에 관한 논란이 거셌다. 대다수 교사들이 개학을 하고 나서야 시범학교 지정 사실을 알았기 때문.
A 중학교 한 교사는 “학기초만 되면 시범학교 지정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학교들이 적지 않은데 대부분 전체 교사의 과반수 동의를 얻지 않아 발생한다”며 “시범학교 운영이 승진점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범학교에 지정될 경우 직접적으로 관여한 교사들은 승진에 필요한 높은 가산점을 받는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감과 교무부장, 연구부장, 주제 담당 교사 등 4명이 유공 교원으로 인정돼 가산점을 받는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이들 4명 외에 학생부장이 포함된다. 또 자료제작과 프로그램 개발 등에 별도로 3명의 교사를 포함시킬 수 있고, 주제와 관련한 시범수업을 하는 교사들도 가산점 대상에 포함된다.
한 중학교 교사 B 씨는 “승진을 포기한 교사들은 점수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시범학교에 대해 둔감하다”며 “그러나 체계적으로 승진점수를 관리한 교사들은 연구점수를 받기 위해 시범학교에 목을 메고, 관리자의 경우 학교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시범학교 지정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범학교 선정을 방학이 아닌 학기중에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학사 일정으로 인해 쉽지 않다. 통상 연구학교 운영기간은 3월에서 이듬해 2월 말까지로 맞춰져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범학교 운영에 따른 승진점수로 일선학교에서 적지 않은 분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1학기 시작하는 3월에 시범학교가 시작돼야 하기 때문에 1월에 시범학교 선정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
|
|
자유게시판
132
7
3
학기초마다 시범학교 논란 왜?-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