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학운위 운영이 진정한 학교공동체의 힘”
[위태로운 학운위] <하> 대안
“학운위는 공급자 중심의 학교를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체제로 바꾸기 위한 개혁 방안이다. 학운위만 역할에 충실하면 투명한 학교가 될 수 있다.” 교육경력 30년을 넘긴 ㄱ(58) 교사의 말이다.
광주지역 교육계에는 지금 심각한 위험신호가 울리고 있다. 각종 부정과 비리가 학교현장에서 벌어진다. 지난해 광주시교육청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시·도교육청 중 꼴찌를 기록했다. 학교의 물품구입이나 공사 용역, 수학여행 등의 업체선정 과정에서 수많은 비리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학교의 비리는 학생들의 피해와 곧바로 연결된다. 잘못된 업체선정은 수학여행이나 졸업앨범, 급식비 등 학생 부담 경비를 폭등시키는 직접적 요인이다. 과연 학운위가 제대로 기능하면 학교 비리를 막을 수 있을까?
학교에서 구입하는 물품구입 업체의 선정은 엄밀하게 학운위의 권한이 아니다. 이에 따른 권한과 책임은 모두 학교장에게 있다. 그러나 학생과 밀접한 급식이나 교복, 수학여행, 졸업앨범 등은 학운위가 심의 자문할 수 있다.
한 중학교 교사위원 A 씨는 “구체적인 계약은 학교장의 권한이지만 계약에 이르기 전 세세한 부분은 학운위가 결정할 수 있다”며 “학교장은 학운위의 심의 자문 결과에 구속되진 않지만 학운위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학운위의 힘으로도 충분히 학교의 청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운위는 학교 급식의 경우 급식의 대상이나 방법, 급식비, 급식업체가 갖추어야 할 조건 등을 결정할 수 있다. 교복도 색상이나 디자인, 재질, 가격 상한선을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학생 부담이 가장 높은 수학여행도 장소와 시기, 수련형태, 경비의 상한선, 숙박업체 선정기준을 결정한다. 졸업앨범은 앨범의 제작 유무에서부터 제작 면수와 재질, 가격 상한선을 지정할 수 있다.
지난해 학부모 위원으로 활동한 B 씨는 “일단 학운위가 제대로 구성되고,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 학부모들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며 “학생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을 함께 결정하면서 가격도 크게 낮출 수 있고, 진정한 의미의 학교 공동체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학운위는 교육 과정에도 관여한다. 특히 개별 학교가 자율적으로 채택하는 인정 교과서의 경우 학운위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지역에서 최초로 개발된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인정 교과서도 학운위가 마음만 먹으면 학생들에게 보급하고, 정규 수업시간에 그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만들 수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학운위는 일선학교의 학교 운영을 민주화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한곳으로 집결시키는 기구다”며 “학운위가 살아나야 학교가 살고,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
|
|
자유게시판
132
7
3
대안-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