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중학교 집단폭행
화순 한 중학교 학교폭력 파문
피해학생 “점심시간엔 화장실에 숨어”
화순의 한 중학교에서 10여 명의 학생들이 같은 반 친구 한 명을 집단폭행하고, 상습적으로 돈을 빼앗아온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 학생은 현재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해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받고 있다.
“집단폭행이 시작된 것은 해당 학생들이 1학년이었던 지난해 2학기부터다. 피해학생인 A(15) 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학생들은 같은 반의 B(15)군 등 무려 10여 명. 이들은 거의 매일 A군을 폭행했으며 얼굴을 때리면 폭행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주로 몸통을 가격했다. 또 방학식 등 특정일에는 기념이라며 더 많은 폭행을 하고, 강제로 담배도 피우게 했다. 상습적으로 돈이나 옷 등 물건도 빼앗았으며 A 군이 거절하면 어김없이 주먹을 날렸다.” 피해자 가족들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피해학생인 A 군은 “1학년 2학기 때부터 B군 일당에게 하루도 안 맞은 날이 없고, 너무 무서워 점심시간에는 밥도 굶은 채 화장실에 3개월 동안 숨어 있었다”며 “부모님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가해학생들이 말하면 죽여버린다고 해 숨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기간의 폭행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9일. A 군이 잠을 자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자꾸 헛소리를 하자 부모가 옷을 벗겼는데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 A 군의 부모는 곧바로 A 군을 병원에 입원시켰다.
A 군은 그 날도 극심한 폭행을 당했다. 가해학생들이 체육시간이 끝난 후 돈 2000원을 주며 음료수를 사오라고 했다. A 군이 사이다를 사오자 준 돈에 비해 개수가 부족하다며 주차장으로 끌고 가 집단 폭행을 했다.
특히 B 군 등 가해학생들은 상습적으로 돈도 빼앗았다. 이들은 A 군이 용돈으로 받는 매월 2만 원을 상납하게 했다. 만약 돈을 주지 않으면 어김없이 폭행이 이어졌다. A 군의 휴대전화도 빼앗아 사용하다가 분실했고, 옷을 빼앗아 다른 학생들에게 팔기도 했다.
A 군의 아버지는 “처음에는 9일 하루만 집단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가해 학생 부모들을 만나 사건을 원만하게 처리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집단폭행이 장기간 행해졌고, 우리 아이가 받았을 고통과 다른 피해 학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들어 처벌하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현재 가해 학생들은 화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가해학생들은 학교의 조사과정에서 지난 9일의 폭행 사실은 모두 인정했으며 A 군이 주장하고 있는 장기간의 상습폭행에 대해서는 일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2학년 학생부장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학교 폭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지만 피해학생이 함구해 장기간의 집단폭행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집단폭행이 사실로 밝혀졌고, 이번 주에 학교 운영위원회가 구성되면 폭력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들의 처벌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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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중학교 집단폭행-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