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마도 교육분야일 것이다. 경쟁이 최고의 선으로 인식되면서 오직 좋은 학교 진학에 필요한 입시위주 교육과정이 학교교육을 지배하고 있다.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의 틀이 흔들리고 있고, 초·중·고교 일제고사가 부활해 성적으로 줄세우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한동안 학교현장에서 사라졌던 0교시수업, 우열반 편성 등 입시교육의 폐단들도 부활했다.
최근엔 초·중·고교의 방과후학교마저 당초 취지를 상실하고 입시교육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획일적이고 강제적으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기적성 교육 대신 국·영·수 등 입시 주요과목의 보충수업 형태로 운영하는가 하면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 자율선택 원칙을 무시하고 반강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공교육 현장에서 진행되는 ‘편법 사교육’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방과후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혁신적인 교육체제로 지난 참여정부 시절 도입됐다. 교과 위주의 획일화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고, 사교육비를 경감함은 물론 교육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잘만 운영되면 그동안 숱하게 지적돼왔던 입시 교육의 문제점을 일거에 해소해 공교육 본래의 목적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한데 이처럼 좋은 제도가 뿌리도 내리기 전에 현 정부 출범 이후 그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학교는 물론 학생 개개인을 점수로 줄세우는 교육 풍토 속에서 인성교육이나 특기적성 교육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게 된 것.
결국 방과후학교가 당초 취지 대로 사교육비를 줄이고 인성교육의 소중한 기회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교육당국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로 귀결된다. 교육당국은 일선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궤도를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강력한 행정력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도 더욱 강조되고 있다. 현행 규정상 방과후학교 운영에 관한 제반 사항은 학운위의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기 때문. 학운위가 제역할 만 해줘도 방과후학교가 당초 취지를 벗어나 입시과목의 보충수업으로 변질되는 일은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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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마저 입시도구화하는가-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