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는 학교 폭력이 빈발한다. 대학교에서조차 신입생들에 대한 선배들의 가혹행위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선·후배 사이에서 심지어 친구들끼리도 이른바 `기선잡기’식 폭력이 행사되는 것이다. 폭력을 통해 부당한 질서(?)를 강요하는 고질적인 병리현상이 학교에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학생지도를 이유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일부 교사들의 의식은 우리 교육의 후진성을 드러내고 있다. 겉으로는 전인교육을 외치지만 실제론 학생들의 인권이 철저히 무시되는 입시위주 교육현장의 그늘에 다름 아니다.
광주시내 한 고교에서 불거진 교사의 폭행 사건은 전형적인 학교 폭력의 일종이다. 피해 학생은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담임교사로부터 뺨을 맞았다며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또 이 학생은 자습시간에 자리이동을 했다는 이유로도 교무실에 불려가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담임교사는 “손바닥으로 볼을 한번 밀었을 뿐 더 이상의 체벌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밀었다’는 궁색한 변명은 뺨을 맞았다는 학생의 말에 사실상 신빙성을 더해줄 뿐이다. 이처럼 일부 학교에서는 신학기에 학생들의 기강을 잡겠다는 취지의 체벌이나 폭행이 여전하다. 교사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학생들의 제보가 학기초에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특정 학생을 본보기로 삼아 체벌이나 폭행을 행사했다는 사례도 많아 해당 학생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안기기도 한다.
올 신학기에도 예외 없이 학교 폭력 근절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만을 근절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유감이다. 진정 학교에서 폭력을 뿌리뽑겠다면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사이에선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정당할 수 없다는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학교가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사회 구성원을 길러내는 전인교육의 장이라면 교사들도 그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해야 마땅하다. 학생지도의 어려움을 폭력에 의존해 손쉽게 풀어가려는 일부 교사들은 깊이 자성해야 할 것이다.
자유게시판
132
7
5
학생지도 폭력에 의존해서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