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준비물 학부모 부담 여전
학교 구입 원칙 불구 예산난 이유 대부분 안지켜
학교에서 준비해야 할 풀, 가위, 자, 색종이, 도화지 등 초등학생 학습준비물을 여전히 학부모들이 부담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광주시교육청은 일정액 이상 학습준비물 예산을 편성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일선 학교들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예산 지침에 따르면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지원금은 학생 1인당 2만원을 기본으로 하고,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1인당 1만원을 추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일선 초등학교의 학습준비물 지원금은 교육청이 제시하는 기준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학교별로 최대 4배까지 차이난다. <표 참조>
9일 장휘국 시교육위원이 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7년도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지원금 예산 편성 현황’에는 대부분 학교들이 학습준비물 예산을 일부만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무교육에 따라 교육부가 지난 99년부터 학습준비물 구입비용을 모두 학교에서 부담하도록 한 방침에 배치된 것이다.
실제로 광주시내 초등학교 136개교 가운데 학생 1인당 2만원 이상 학습준비물 예산을 편성한 학교는 33개교(24.3%)에 불과했다. 또 71개교(52.2%)가 1만5000원 미만이고, 15개교(11%)는 1만원 미만이었다. 학습준비물 예산을 가장 많이 책정한 학교는 삼도초교로 학생 1명당 3만8800원이었다. 반면, 영천초교는 9900원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무려 4배 차이다.
지난해도 2만원 이상 집행한 학교는 23개교(16.9%), 1만5000원 미만이 84개교(61.8%), 1만원 이하는 27개교(19.9%)로 나타났다.
학습준비물 지원금은 시교육청이 각 급 학교에 지원하는 학교표준운영비(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비용) 예산에서 일부를 교장 재량으로 사용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서구 ㅈ초등학교의 경우 1인당 1만원도 채 안 되는 예산에서 8000원짜리 하모니카를 구입하는 바람에 정작 필요한 학습준비물은 구입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 학교 학부모들은 모든 학습준비물을 직접 준비해야 할 판이다.
이 학교 한 교사는 “학생 1인당 학습준비물 지원금이 9000~1만원 정도 책정돼 있는데 교장이 마음대로 하모니카 하나씩 사서 전교생에게 나눠 줬다”며 “이렇게 되자 학생들이 필요한 학습 준비물은 하나도 구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정말 어이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교육청에서는 예산이 없다고 하면서 정작 이렇게 함부로 집행되고 낭비되는 돈 하나 못 막으니 회계감사가 무슨 필요가 있고 청렴을 외쳐봤자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장휘국 위원은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습준비물 지원금 등 최소한의 필요한 경비는 편성해야 한다”며 “학교 운영비도 1년에 최소한 10만~20만원은 필요하지만 상당수 학교에서 5만원 이하, 어떤 학교는 2만~3만원 정도만 편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우선으로 예산을 편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학교표준운영비가 적다보니 각 급 학교에서 학습준비물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예산 집행 실태를 점검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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