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부교재 시장 얼마나 되나
“89억원 정도 거품” 시
위성욱 기자 wewekr@idomin.com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교재 채택료 근절과 책값 20% 인하를 목표로 하는 경남운동본부가 16일 출범하면서 경남지역 부교재 시장 규모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관련기사 1면>
▲ 16일 경남도청 앞에서 ‘부당한 부교재가격 인하를 위한 경남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부교재 가격 인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특히 전교조 경남지부는 경남지역 부교재 시장 규모가 200억~4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대 89억원 정도의 가격거품이 발생하는데, 이 중 일부가 부교재 채택료로 변질돼 학교쪽에 전달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교조의 주장에 대해 일부 도·소매 업자들은 근거가 빈약하다고 반박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16일 전교조 경남지부 등에 따르면 경남지역 부교재 시장규모는 고등학교의 경우 1년 동안 학생 1인당 평균 18권 정도의 부교재를 사용한다. 부교재가 1만원에서 2만2000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개인당 최소 18만원, 최대 39만6000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를 지난해 고교생수 11만 3225명에 대입해 보면 최소 203억 8050만원에서 최대 448억 3710만원의 부교재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경남지부는 부교재 1권당 출판사가 45%, 도매상과 소매상이 10%와 25%의 마진을 가져간다고 볼 때 평균 20%(최소 40억 7610만～최대 89억 6742억원 정도)가 영업비용으로 책정되는데 이 중 일부가 부교재 채택료로 학교쪽에 흘러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경남지부 “총 200억～400억원대”
양태인 경남지부 대변인은 “출판사나 부교재에 따라 출판사의 몫이 달라지고 따라서 영업비용 또한 다르게 책정되어 정확한 비용은 확인할 수 없으나 큰 틀에서 보면 이같은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같은 거품을 제거하고 궁극적으로는 부교재 채택료를 근절하는 것이 경남운동본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도매업자들은 출판사의 몫이 출판사나 부교재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단순히 도식화해 부교재 시장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반박했다.
복수의 도매업자 등에 따르면 경남지역에 20여개, 마산과 창원지역에 4개의 부교재 도매상이 있는데 이 가운데 ㄴㄴ 도매상이 사실상 마·창지역 부교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경남지부 주장과 달리 부교재 가격 가운데 출판사의 몫은 사실상 60%에 이르며, 소매상에 25%, 나머지 15%가 도매상의 몫과 영업비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가격 거품의 규모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특히 소매상의 경우 25%의 몫을 차지하지만 실제로 인터넷 주문방식이 도입되면서 이와 경쟁하기 위해 학교 앞 소매상의 경우 실제로는 10% 인하된 가격에 학생들에게 책을 파는 경우도 있는 등 도·소매상의 영업상황이 아주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한 도매업자는 “영업비용이라는 것이 단순히 채택료로 학교로 흘러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일부 도·소매업자 “근거 빈약” 반박
신학기에 각 도매상들이 학교에 갖다주는 교사용 부교재가 1t 트럭 한 대 분은 되고, 주문했다 팔지 못해 반품처리 되거나 혹은 반품도 되지 않아 손실 처리되는 부교재도 모두 영업비용에 포함된다”면서 “술 한잔 먹고 밥 한 그릇 먹으면서 좀 봐달라 하는 것도 요즘에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기존에 알음알음으로 닦아 놓았던 영업망으로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업자는 “가격 인하는 도·소매상이 아니라 출판사가 해야 가능한 일”이라면서 “특히 모 출판사의 경우 책값의 70% 이상을 가져가고 나머지를 도매상과 소매상이 나눠가는 형편”이라고 화살을 출판사 쪽에 돌렸다.
반면 또 다른 도매업자는 “마산과 창원지역 몇몇 학교의 경우 특정 도매상이 취급하는 출판사의 부교재가 90% 이상 사용되고 있다”면서 “채택료 등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업자는 “평균 부교재 가격의 60%가 출판사의 몫이지만 부교재에 따라 30%도 안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볼 때에는 부교재 가격의 거품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발전기금이든 15% 환불이든 어떤 형태로든 돌려줄 용의가 있다”고 했다.한편 부교재는 각종 수업 때 교과서 이외에 사용하는 교재를 말하는데 흔히 참고서나 문제집 그리고 학습지 등을 통칭해 사용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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