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가 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을 돌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운동가인양 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자신을 과대평가하면서 다른이들을 나무라기에 여념이 없지만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것은 무식 보다도 더 큰 죄를 짓게되는 것입니다.
교사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투쟁을 마치 아이들을 살리는 정치투쟁으로 오도하고 스스로도 그렇게 믿는 것은 정말 큰 죄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치꾼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고 믿는것 처럼 교사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싸움을 아이들을 위한다고 믿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운동을 하는 교사들은 남을 탓하기 보다 자신들의 운동 철학의 빈곤함과 오만함에 대해 돌아보기 바랍니다.
오만한 사람은 반성할 줄 모릅니다.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세상을 바꾸지 못합니다.
선생님의 글은 왜 현재의 교사운동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정치적 식견을 갖고 있습니다.
┃누구나 진보적입니다.
┃누구나 올바른 관점(세계관)을 갖고 사고한다고 스스로를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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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 흩어져있던 식구들끼리 모여 정치적 이슈에 대한 토론을 벌여보면 모두가 일류 정치평론가들입니다. 자신의 판단이 가장 정확하다고 입에 거품 물고 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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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대 아버지는 김대중(노무현)은 빨갱이이고 박정희가 구국의 영웅이라고 합니다.
┃3-40대 아들은 그런 아버지가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면서 “박정희가 독재는 했으되 정치는 잘 했다”고 평합니다. 그러다가 화물노조가 파업을 일으켰다거나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벌였다는 뉴스를 보면서 “이해 못할 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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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저마다 딴에는 진보적인데 도대체 이 사회는 왜 이다지도 진보되지 않는 걸까요?
┃모두가 균형잡힌 사고를 갖고 사는데 왜 우리 주위에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의 균형이 잡히기는커녕 세월 갈수록 더 심화되어 나타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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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잡히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내가 보기엔 이 세상이 미쳤습니다. 점점 심하게 미쳐갑니다.
┃온갖 추악하고 잔인한 사건사고가 매일밤 9시 뉴스를 통해 보도됨에도 잠시후 연속극 시간에는 모두가 신데렐라의 대리만족을 맛보며 일상의 나락에 빠집니다. ‘웃찾사’인지 뭔지 하는 프로에서는 도대체가 하나도 웃기지 않은 개그맨들의 꼴깝떠는 모습을 보며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박장대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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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시즌이라 주위에서 하루에 잠 3시간 자고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는 친구 아들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나는 그런 사람에게서도 “이 사람이 미쳤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날씬한 몸매 만들기 위해 필사적인 각오로 몇 년간 다이어트 해온 여성이나 그 법관지망생의 노력이 본질적으로 뭐가 다른지... 창백한 미용관을 갖고 사는 그 여성이 남에게 피해를 줄 일이 없겠지만 그 법관 녀석은 훗날 재판장에서 못 가진 사람들의 눈에 피눈물을 얼마나 많이 흘리게 할 지도 모르는데, 무조건 판사만 되면 효자가 되고 훌륭한 학생입니다. 계속 효자 노릇하려면 대학교 들어가서도 사회적 모순 따위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막고 도서관만 부지런히 들락거려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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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해 균형잡힌 사고를 가진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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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란 도대체 뭘 뜻하는 개념입니까?
┃이 미친 세상에서 죽어 가는 아이들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일진대, 교육노동조합이 정치 투쟁에 주력하는 것이 급진과격입니까? 이게 초심을 잃은 모습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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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초심’이란 대관절 뭘 뜻합니까?
┃모호한 개념 규정은 필연적으로 혼란을 초래하며 위선으로 흐를 위험이 있는 법입니다. 전교조가 처음 깃발을 올릴 때의 초심이 뭘 말하는지 ‘좋은교사’ 또는 ‘참학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에 대한 개념 이해가 서로 공유되어야만 지성적인 토론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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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진보적입니다.
┃모두가 균형잡힌 사고를 갖고 판단하고 행위합니다.
┃하지만, 개별 운동 주체가 가진 인식의 지평만큼 진보적이거나 균형잡힌 사고를 가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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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교사'와 '참학'을 보면서 나는 ‘철학의 빈곤’을 느낍니다. 내가 말하는 철학이란 간단히 ‘세계관’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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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식하는 만큼 사물을 이해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무식한 만큼 죄를 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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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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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에는 ‘좋은 교사 관련 문건’에 대한 비판을 통해 좋은교사진영이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철학이 빈곤한가를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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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아보는 일부터 해야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