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올렸던 글에서 머리 아픈(?) 영문 부분을 빼고 우리말만 올립니다. 이번에도 글이 옆으로 길게 나오려나...
제가 미국 문화를 잘은 모르지만, 원문의 문맥상... 여기서의 입양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전략상의 일시적 입양’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16세 이전의 어린 아이를 미국에 입양시키면 2년 뒤에 그 아이가 미국시민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친부모의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아이에게 달려있습니다. 아래에도 적혀 있듯이, 입양 시에 친부모는 아이에 대한 모든 법적 권리를 포기해야만 합니다. 즉, 아이가 친부모에게 돌아가지 않으려 하면 이들은 서로 영원히 남남이 되겠죠.
아무튼, 자기자식 공부시키기 위해 외견상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형식을 취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우리 교육의 비극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내용을 읽어보시면 이들 부모들이 “아이들을 이를테면 대단한 학자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의 입시지옥으로부터 해방시켜주기 위함”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슬픔으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본문)
한국 부모들이 은퇴한 미국인 부부에게 돈을 주고 입양시키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한국인 부모들은 자기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 우선과제라고 하는데, 이밖에 남자 아이의 경우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거나 미국의 명문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L.A. 코리아 타임즈에도 소개되었던 서울의 한국교육발전센터에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부모의 3명 가운데 1명이 더 나은 교육을 위해 기꺼이 자녀를 해외에 보내겠다고 한다. (한국인)부모들이 과거에는 미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에게 아이를 입양시켰으나, 최근에는 많은 부모들이 그들에게 낯선 백인들을 대상으로 자녀를 맡길 가정을 찾고 있는 추세이다.
코리아 타임즈는 취업 비자로 건너와 간호사로 일하는 L.A. 소재 한 한국인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 여성은 십대 자녀 둘을 데리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은퇴한 미국인 부부에게 돈을 주고 아이들을 입양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한 성형외과 여의사가 초등학교 2학년인 자신의 딸아이를 미국으로 보내고자하는데, 이 여성은 미국 학교 시스템이 한국보다 더 낫다고 말한다. 그녀의 딸은 서울에서 학원(hakwon) 또는 사설학교(private school)라는 곳에서 과외 공부를 마치고 늦은 시각에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 # 미국학교 시스템이 한국의 경우보다 더 낫다는 것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아이들을 혹사시키는 것”과 관련한 의미인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리고, “학원 또는 사설학교”라는 말은 한국인이 ‘학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미국식 의미로 ‘사설학교’에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치열한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것이 전형적인 한국 아이들의 모습이다. “늘 지친 모습으로 학교에서 돌아오는 내 딸을 볼 때면, 나는 정말이지 미국 교육을 받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가 내 딸을 맡아 길러줄 수 있는 어떤 사람을 찾는 것이며, 나는 딸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떠한 대가도 치를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그 여의사는 말한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를 미국에 입양시키는 방법을 통해 (사실상) 정상적인 이민 절차를 밟는 셈이며, 승인의 보증이 없는 지루한 과정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부모들은 대개 은퇴한 미국인 부부를 찾고 있는데, 이들의 경우 자녀가 가정을 떠나 있어 그 빈자리를 채워줄 아이를 필요로 한다고 보기 때문인 것이다. 미국인 부부는 일정 정도의 돈을 받고 그 대가로 한국인 아이를 입양해서 음식과 주거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들이 받는 액수는 3만달러 이상이며, 하숙을 칠 경우라면(# 즉, 아이를 기숙사학교에 보내지 않는 경우) 비용은 추가된다.
코리아 타임즈에 한 L.A. 주민의 말이 실려있다. “은퇴한 내 이웃들 가운데 벌써 한국인 아이를 3명이나 받은 경우도 있어요. 아이들은 각기 다른 가정에서 입양시켰는데, 지금 이들은 형제자매처럼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 대가로 아이들은 미국인으로서의 법적 지위와 함께 미국학교에 다닐 권리를 얻게 된다. 한국인 친부모는 아이에 대한 모든 법적 권리를 포기하며, 자기 혈육을 자신이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입양된 한국인 아이들은 정서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이것이 그대로 학업이나 가정생활 면에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아이들은 미국인 사회복지사와의 면담을 통해 자신이 새 입양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야만 입양될 수 있다.
L.A.에서 한국인가정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피터 장씨에 따르면, 이러한 아이들이 “간혹 그들 부모에 대한 배신감을 키워간다”고 한다. 장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입양되는 한국인 아이들에 내재된 심리나 정서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점점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아이를 입양시키는 부모들은 미국의 학교 시스템이 교육(자체)뿐만 아니라 아동의 정서적 행복에 대해서도 중요시하고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고 샌프란시스코 한국일보의 이경석 기자가 말한다.
MSN.com의 한국어판 기사에는 한국인 변호사 신정식씨의 말을 전하고 있다. 미국인 부모에 입양된 지니(Jeanie)는 한국 가정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데, 이 아이는 아직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까닭에 미국을 떠날 수가 없다고 한다. 미국 이민법에 의하면, 아이는 반드시 입양된 부모와 함께 2년을 보내야만 미국내에서 법적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이민 관련 변호사 크리스티 김씨는 코리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부모들이 만연해 있는 입양 사기에 대해서도 조심을 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브로커들이나 장래의 미국인 입양부모들에게 한국인 부모를 소개시킨 이들에게 이 사악한 행위에 대한 죄과가 있음을 지적한다.
이를테면, 2년전 한국에서 한 공장 사장이 미국내의 한 한국인 목사에게 4만 달러를 주며 이미 플로리다에서 살고 있던 자신의 아들을 입양시켜줄 부모를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고 그곳에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도움을 바랬다. 그러나 목사는 약속한 돈만 챙기고선 그 사장과 아들을 위한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고 사라졌다.
6개월 뒤, 사장은 자신의 아들이 16세가 지났으므로 이미 입양을 통해서는 미국 시민권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의 아들은 불법으로 미국에서 머물러 있으며, 자신의 친부모를 만나러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이다.
비슷한 경우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14세의 한 소녀는 자기 부모가 자신의 입양을 위해 고용한 브로커를 만나기로 되어 있었지만 브로커는 상당한 금액을 챙긴 뒤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을 미국에 살게 하기 위해 이러한 위험쯤이야 기꺼이 감수하고자 한다.
Aruna Lee monitors Korean media for New America Media. Contact us at insight@sfchronic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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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교육 위해 친권을 포기하는 한국 부모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