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을 읽어본 이라면 누구나 조정래 작가의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천재적인 작가의 문학적 감수성을 보여주기보다는 대한민국의 1%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배하지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르포르타주에 가깝습니다.
나랏일을 걱정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요, 어려운 시국을 걱정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요, 옳은 것을 찬양하고 악한 것을 미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라던 다산 정약용의 말을 인용했듯이 작가적 소명에서 나온 역작이라 할만합니다.
우리나라는 정치적인 민주화가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이루어진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경제민주화는 너무도 멀리 있습니다. 북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국민소득이 우리나의 절반일때 이미 경제적 민주화를 위해 복지국가의 형태를 취했습니다.
현정권에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겠다고 했고, 기업하기 좋아서 기업이 잘되면 우리도 덩달아 잘 살 수 있을줄 알았지만 현실은 참 다릅니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불이 넘은지가 예전입니다. 4인가족이 약 8천만원의 소득이 있어야 중간이라는 말입니다. 88만원 세대 이야기가 나오고 비정규직 노동자 1천만명이 평균을 깍아 먹는 생각을 하면 잘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를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소설속에서도 1억짜리 또는 3억짜리 시계니, 스톡옵션으로 50억을 받았네, 200억은 줘야하네 등의 얘기를 합니다.
1%에 해당하는 일광그룹의 남회장은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구조로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그 1등 공신인 박재우는 그 성공의 원인으로 '대중들의 자발적인 복종'을 말합니다.
재벌개혁을 외치다 교수직에서 밀려난 허교수와 재벌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해보고자 했던 전인욱 검사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불매운동을 성토합니다. 작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자발적인 복종에서 벗어나서 지향해야할 모습을 제시합니다.
양육비 걱정없이 아이를 낳고, 사업에 실패해도 최소한의 완충장치가 마련되어 다시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누구든 원하면 교육받을 수 있는 나라, 하찮은 일이라도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일이라면 제대로 대우를 받는 나라, 그래서 누구나 공부만이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과도한 경쟁이 없고, 그 경쟁으로 인한 안타까운 일들이 안일어 나는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다. 경제민주화에 다가서는 정부가 탄생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경제민주화는 정부에서 알아서 할일이 아니라 모두가 원할때 이루어 진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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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영화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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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허수아비춤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