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드림에서 퍼왔습니다.-
고위층과 유착 고리 손 못대
본질 비껴간 `납품비리’ 경찰 수사
신설학교 비품구매 과정에서 오고간 뒷돈에 대해 수사를 벌여온 경찰이 15일 교장과 행정실장, 업체 대표 등 19명을 사법처리하는 1차 결과물을 내놨다.
지난달 24일 본보의 ㅅ중 뒷돈 목록 보도 직후 수사에 나선 경찰이 그동안 말로만 무성하던 학교 현장의 부조리를 사실로 확인한 성과이긴 하지만, 비리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업체(또는 브로커)와 교육청 공무원간 상납의 고리는 파헤치지 못하는 한계도 분명히 드러냈다.
때문에 근본적인 수술에 이르지 못한 교육계 비리가 그 토대에서 다시 자라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교장과 행정실장에게 건네진 뒷돈의 행방과 관련, 경찰의 추적은 그들의 호주머니에서 그쳤다.
“행정실장 등 수수자가 물품 구입 등 사적인 용도로 썼다고 진술하며 상납의혹을 부인하는데, 현금이다 보니 추적하기가 어렵다.” 수사 관계자가 토로하는 한계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학교납품업자들은 한결같이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혼자만 먹었겠느냐?”다.
이들은 업자와 공무원 간 지연·학연 등 인맥으로 얽힌 라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런 인맥으로 납품이 특정업자에게 집중되고, 보상 차원의 뒷돈이 건네진다는 것.
본보가 교구납품과 관련된 업자들을 탐문해보니 인맥도가 구체화됐다.
특정지역 출신으로 얽혀진 인맥은 `○○마피아’라 불리는데, 교육청 내 가장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지역 출신들은 예산을 계획하고 배정하는 등 핵심부서에 포진하고 있어 이들과 연을 맺은 업체들은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왔다는 증언이다.
이밖에도 △퇴직 교육청 간부 인맥 △특정 사범대 출신 인맥 △교육청 노조 간부와 연계된 인맥 등도 실체가 비교적 뚜렷했다.
“공무원들과 연결돼 있으면 어느 학교에 예산이 얼마나 내려갈 지를 먼저 알게 되죠. 그 학교를 상대로 우선 작업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10여 년 이상을 교구납품을 해온 한 업자의 증언이다.
“인맥을 통해 교육청에 특정 학교에 대한 예산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성사된 경우도 몇 번 목격했고요.” 이런 경우, 결국 이 업체가 해당 학교에 본인의 공을 내세워 납품권을 따온다는 주장이다.
이런 끈끈한 연결고리를 지속시키는 토대는 무엇일까? 접대와 뒷돈이라는 것 역시 공통된 증언이다.
결국 학교납품 뒷돈과 관련, 경찰 수사와 같이 뒷돈을 준 업체와 받은 학교 관계자만 처벌하고 마는 것은 비리의 `삼각축’중 근원(교육청 조직)을 방치한 꼴이라는 얘기다.
한 업자는 “가진 권한을 이용해 특정업체를 밀어주고, 대가로 접대와 뒷돈을 챙기는 공무원과의 유착고리를 손보지 않으면 부정과 비리는 그 자리서 다시 자라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수사가 미진했다는 질타인데, 이는 인사·구매 등과 관련된 고위층의 청탁 또는 외압에 관한 수사 주문으로도 이어진다.
ㅅ중 ㅂ교장이 작성한 신설학교 일지에서 보듯 교육감 투표권을 가진 지역위원을 뽑아달라고 부탁하고, 학교회계직원 등 비정규직 채용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교육장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필요하고, 이뤄져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경찰은 일단 납품비리 수사가 마무리된 만큼 고위층의 외압이나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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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층과 유착 고리 손 못대-본질 비껴간 `납품비리’ 경찰 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