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편의주의에 내몰린 아이들
시 교육청, 단기방학 의견수렴 미진 인정
노해경 기자neo@siminsori.com
지난 9일 교육위원회 답변에 나선 광주시 교육청(교육감 안순일)이 이번 단기방학에 대한 의견수렴이 미진했음에도 행정편의를 위해서 강행했음을 인정했다.
제166차 교육위원회(임시회)에 질문에 나선 장휘국 위원은 지난 6일 질의를 통해서 “단기방학 파문에 대한 해명·이후 대책·교육 구성원의 의견 수렴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을 주문했다.
9일 시 교육감을 대신해 답변에 나선 최병량 교육국장은 “설문을 통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한 학교가 43.2%에 그쳤다”고 인정한 후 “실시 기간 및 실시 시기를 전적으로 학교장 재량에 맡겨야 하는데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에 따라 동일한 시기에 실시하도록 안내하다보니 단기방학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여론수렴을 하지 못한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기방학을 예정대로 시행하게 된 것은 “학사일정 변경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 계획의 수정 등 학교 현장에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주시 교육청만 획일적으로 실시한 점, 전남 교육청의 경우 파문이 확산되자 단기방학을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각급 학교에 보낸 점 등이 확인돼 최 국장이 근거로 든 교과부의 지침 운운은 빛이 바랬고, 행정편의를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교육관련 단체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심지어 같은 시기에 단기방학을 가졌던 부산시 교육청의 경우도 학교장단이 합의해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관계자의 해명을 무색케 했다.
저소득층과 맞벌이 자녀들에 대한 대비책도 도마에 올랐다. 최 국장의 답변에 따르면 각 학교별로 등교 예정 학생수 파악, 프로그램 운영, 중식지원 등 최선을 다하고, 시·지역교육청 장학사들이 단기방학 기간 중 전체 학교를 예고 없이 방문하여 점검한 결과 계획된 프로그램들이 충실하게 운영되었다는 것.
그러나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시 교육청에서 제시한 4천6백명의 예정 학생수가 어떠한 근거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한 후 “지부에서 파악한 바로는 그 프로그램은 대부분 도서관과 컴퓨터실을 개방하여 사용하게 한 정도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기방학의 본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비정규직,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시대적 흐름에 맞는지 의문이다”면서 “그래도 실시해야 한다면 단기방학은 교육주체들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저소득, 맞벌이 가정 자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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