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검증 강화하라
해외연수가 봇물이다.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교육청 등 모든 기관이 선진지 견학과 시찰이란 명목으로 앞다퉈 비행기를 탄다. 거기에는 지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거둔 세금이 쓰여진다. 과연 혈세를 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연수인지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되돌아볼 일이다.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이 실시한 교사들의 해외연수가 웃음거리다.
명목은 `학생 생활지도 및 학교폭력 예방’이고 연수지는 유럽 각국과 중국의 유명 관광지들이다. 물론 일정에는 사례발표와 토론도 있다. 그러나 앞뒤를 살펴보면 끼워넣기라는 심증이 가고도 남는다. 예를 들어 이렇다. 중국 연수단은 기상후 아침식사를 하고 학교폭력 예방 및 지도사례 발표를 한다. 이어 동굴 등지의 문화탐사와 민속박물관 견학을 한다. 그리고 상해로 되돌아와 저녁에 학교폭력 예방 워크숍을 갖는다. 낮에는 실컷 관광다니고 이를 기초로 해서 저녁에는 워크숍을 갖는다는 이야기다. 유럽조는 아예 내놓고 관광이다.11박12일 동안 이들이 둘러보는 곳은 러시아 크레믈린궁, 피테대제의 여름궁전, 핀란드 발트해 유람선 등등이다.
물론 백번을 양보해 관광만으로도 견문을 넓히는 가치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생활지도 및 학교폭력 예방 워크숍을 꼭 중국에서 해야 하는가. 중국의 학생지도 방식과 학교폭력 예방에 있어 모범적 사례가 있기는 하는 것인가. 납득할 수 없다.
그들은 교육청 예산 수천만원씩을 지원받았다. 차라리 그 돈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견문을 넓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 굳이 외국이 아니더라도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연수하며 서로를 들여다보며 문제를 치유해가는 그런 과정들을 만들어보면 안되는 것일까. 그런 차원에서 일부 교사들이 제출한 사제간 금강산 등반 지원 요청이 묵살됐다는 소식이 더욱 아쉽다.
솔직히 말하자만 각급 기관·단체가 추진하는 해외연수니, 선진지 견학이니 하는 것들은 상당수가 관광이다. 사비를 들여야 할 해외여행에 공적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예산 유용인 셈이다. 국외여행에 대한 보다 철저하고 엄격한 검증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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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검증 강화하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