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인화학교 임원해임 효력 정지 결정
성폭력 대책위 반발...“사태의 본질 이해하지 못한 처사”
이국언 기자 road819@siminsori.com
▲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우석 법인 임원의 해임명령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청각장애 학생들에 대한 성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바 있는 광주 인화학교 사태가 법원의 임원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으로 다시 혼미상태에 접어들었다. 인화학교성폭력 대책위는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지법 행정부(재판장 선재성)은 지난달 29일, 광주 인화학교(사회복지법인 우석) 강모(61)이사장과 이사 등 7명의 임원들이 광산구청을 상대로 ‘해임명령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임원해임 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청인들에 대한 임원 해임명령은 본안(‘임원 해임명령 취소 청구’) 사건의 1심 판결 확정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원 해임 명령의 집으로 인해 신청인들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 된다”며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어 이 같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 인명수심의 작태...”
이에 대해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이하 대책위)는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같고 법원의 결정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대책위 윤민자 집행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가 법을 알지 못해 이 자리에 왔는지 몰라도 아직까지 법은 우리 아이들 편이 아닌 것 같다”며 “우리 아이들이 고통 받고 있을때 과연 법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아쉬움을 표했다.
대책위는 특히 우석 학원 임원들에 대해 “인면수심의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대책위는 “해임 명령은 법인 산하기관 학교장과 행정실장, 교사, 생활교사 등이 성폭력의 가해자로 구속되거나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노력은커녕 오히려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고 했던 직무유기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결정이었다”며 “각종 법적 장치들을 악용해 자신들의 안위만을 쫓아 경거망동하는 모습은 인면수심의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법인의 입장만을 듣고 일방적으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법원의 결정은 법인 정상화를 통해 장애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올바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마저 빼앗아 버린 처사”라며 “문제가 있는 임원들에게 정상적인 직무활동의 기회를 보장해 준 것이며, 이는 인화학교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 법원의 임원해임 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인화학교 학교정상화에서는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대책위는 아울러 “법인의 임원들은 이미 성폭력 사건의 진행과정에서 장애학생의 인권유린과 교육권 침해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등 공공복리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쳤다”며 “법원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여 민주적 이사진이 구성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광주지법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공익적인 이사진 구성으로 학교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해 가고자 했던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와 광산구청의 계획에는 큰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7월 22일 인화학교 성폭력과 관련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직무유기 등의 책임을 물어 당시 재직했던 임원들에 대해 광주시장에게 해임을 권고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결정문에서 "당시 임원들은 사건 발생 후 9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단 한차례도 (성범죄) 사항을 논의한 적이 없었다"며 "사회복지 법인 임원으로서는 명백하게 직무를 유기한 것이어서 임원들의 책임을 엄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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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인화학교 임원해임 효력 정지 결정 성폭력 대책위 반발-시민의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