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예술의 거리 뜰방 ‘청소년 인문학 북카페’ 인기
기사등록 : 2008-06-02 오후 6:53:02
지난달 31일 광주시 동구 예술의 거리에 위치한 전통찻집 ‘뜰방’에서는 아이들의 유쾌한 웃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중·고생들의 ‘생활 속 인문학 놀이터’를 표방하며 지난 4월 문을 연 ‘청소년 인문학 북카페’(이하 북카페)의 인문학 강좌에 참가한 아이들은 이날 ‘동학혁명’(강사 서부원 살레시오중 교사)에 대한 역사 강의를 들으며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예술의 거리의 오랜 터줏대감인 ‘뜰방’은 매주 토·일요일이면 중·고생들이 함께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는 북카페로 변신한다.
찻집에는 전문가들이 직접 선정한 좋은 책들을 갖춘 서가도 갖춰져 있다.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마련해 준 이들은 부모들이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가 기획한 북카페는 아름다운 재단의 공모 사업에 선정돼 매년 1천 500만원씩 3년간 지원을 받는다.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하지만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 탓만 할 순 없죠.
아이들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가수 불러 공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잖아요.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자 싶었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려워도 인문학의 바다에 빠져 놀다 보면 조금씩 변화하지 않을까 싶어요.”
참교육 학부모회 윤민자 정책실장은 “지금은 엄마들이 중심이 돼 운영하지만 앞으로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문학 교실은 매 주제마다 6개 강좌(수강료 3만원)로 구성되며 수강생을 모집해 진행한다.
현재 중학생들은 박정민(전남대 철학과 박사과정)씨와 함께 ‘소크라테스와 함께 묻기’를 주제로 ‘올바른 것과 올바르게 보이는 것’, ‘정의란 무엇인가’, ‘너 자신을 알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하정오(‘주먹밥’ 편집위원)씨가 진행하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사람들’에 참여하고 있다.
자크 아탈리의 ‘마르스크 평전’, 프로이트 등 심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정신의 탐험가들’, 하이젠베르크, 프란츠 파농 등의 서적을 함께 읽는 토론 프로그램이다.
저자와의 대화 시간과 역사기행 등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지난달에는 참가자들이 읽고 토론했던 ‘호모 에티쿠스’의 김상봉(전남대 철학과)교수를 초청, ‘윤리적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6월에는 동학혁명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역사기행을 떠난다.
또 매월 마지막주 일요일에는 인권, 환경 등 특정 주제에 대한 강의도 이어진다.
북카페는 자체 진화중이기도 하다.
고등학생들은 세상에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는 ‘비꼼 ing’이라는 소모임을 만들었다.
엄마들은 독서 모임을 꾸렸다.
‘아큐정전’, ‘88만원 세대’를 독파했고 지금은 박해용(전남대 철학과) 연구교수와 플라톤의 ‘국가’를 읽고 있다.
‘뜰방’의 사랑방엔 300여권의 책을 갖춘 서가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아 엄마들이 직접 구입한 책이다.
학부모회는 매년 5백만원씩 책 구입비로 책정해 두었다.
카페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1천원의 찻값을 내면 언제든지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다.
물론 찻집을 찾는 어른들에게도 서가는 개방돼 있다.
북카페에 참여한 이주헌(15)군은 “철학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인문학 강의를 통해 호기심이 생기고 생각을 크게 키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문의 062-228-6998.
카페 http://cafe.naver.com/susceptibilityplus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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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예술의 거리 뜰방 ‘청소년 인문학 북카페’ 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