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실습생 형평성 논란
광주 실업고 제외 타지역서 모집 `반발’
기아차 “학생 투입 시점 맞는 학교서 선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실업계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현장실습생을 모집하면서 광주지역 학생 대신 타 지역 학생을 선발해 학교와 학부모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기아차 광주공장은 실업계 고교생들의 산업현장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광주지역 학교에 의뢰조차 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학생들은 취업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고, 학부모들 사이에선 ‘기아차동차 사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데도 정착 기아차 측에서는 지역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
13일 기아차 광주공장에 따르면 장흥실업고등학교, 함평월야종합고등학교, 광양 진상종합고등학교, 전북 진안공업고등학교, 경기도 평택 동일공업고등학교 등 5개 학교 3학년 110여 명을 선발,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기본 8시간 근무하면서 각종 수당을 포함해 한 달 130만원가량 받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 공업계 고교는 광주전자공업고, 금파공업고, 광주공업고, 전남공업고, 숭신공업고 등 5개 학교가 있지만 이번 현장실습에서 제외됐다. 이들 학교는 오는 21일부터 산업체에 현장실습생을 파견할 예정이다. 그동안 3학년 1학기가 끝난 직후에 나갔던 현장실습을 올해부터 2학기 교육과정의 3분의 2를 이수하고 취업이 보장된 경우에만 나갈 수 있도록 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 때문.
이에 따라 학무모들은 교육부의 지침대로 전국적으로 이달 말부터 현장실습을 나가기 때문에 기아차 광주공장도 이에 맞춰 현장실습생을 선발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 지침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2+1 체제(1, 2학년 때 학교에서 공부하고 3학년 때 현장실습)’의 공업계고의 학생들만 미리 선발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실업계 고교의 경우 전국적으로 11월20일 이후에나 현장실습이 가능하다”며 “그런데도 기아차 광주공장은 미리 선발해 광주지역 학생들에게 취업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학교 측도 기아차 광주공장으로부터 공식적인 현장실습 의뢰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공고 진로 담당 교사는 “기계계열 등 기능사 자격증 취득종목에 600명의 학생이 있지만 기아차 광주공장으로부터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실습 의뢰가 들어온 적이 없었으며 최근 몇 년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지역 대기업이 지역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숭신공고 취업담당 교사도 “올해부터 취업을 전제로 현장실습을 보내기 때문에 지역학교를 제외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면서 “학생들은 지역 대기업인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현장실습을 바라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아차 광주공장은 `2+1’체제의 실업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습생을 선발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장흥실고 등 내년까지 2+1체제가 유예되는 학교를 대상으로 현장실습생을 선발했다”며 “인원 투입 시점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타 지역 학생들을 선발했다”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광주지역 학교를 아예 제쳐놓고 타 지역 학생들을 선발하면 문제가 되지만 현장실습생 선발은 해마다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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