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중항쟁은 29년이 흐르면서 외형상으로는 그 명예가 상당 부분 회복됐다. 5월18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됐고 희생자와 부상자·구속자 등은 보상과 함께 국가유공자의 예우를 받고 있다.
하지만 5·18의 숭고한 정신계승과 전국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학교 교육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5·18은 단순한 사실 전달에 그치고 있으며 교과서에는 한 두 줄 가볍게 언급돼 있을 뿐이다. 그나마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이른바 좌편향 교과서 수정이니 뭐니 하면서 학교교육에 5·18이 들어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18민중항쟁 만을 다룬 교재가 공식 인정교과서로 등록된 사실은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5·18기념재단이 3년에 걸쳐 만든 이 교과서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가 오월 수업 관련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어 5·18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전국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념재단은 올해 시범사업으로 이 교과서를 3500부 정도 발간, 광주 시내 6개 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피상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일선학교에서의 5·18 교육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셈.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들 외 더 많은 학교, 나아가 전국의 모든 학교에 이 교과서를 보급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는데 국·검정 교과서처럼 국가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인정교과서의 경우 정식교과가 아니라 재량활동에 따른 보충교재이기 때문. 당연히 여기에 수반되는 비용도 5·18기념재단 등 교과서를 보급하는 주체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일선학교의 자발적 사용신청이 없으면 교재보급의 확대는 요원하다는 얘기다.
교과서 사용 요청이 쇄도한다 해도 기념재단 예산만으로는 그 비용을 충당하기가 쉽지 않다. 좌편향 교육 수정에 여념이 없는 현 정부의 협조를 기대하기란 더 더욱 어렵다.
광주시교육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교육청은 일선학교에 5·18 교과서 채택을 권장해야 하고 여기에 수반되는 항구적인 예산확보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하겠다. 시 교육청의 행·재정적 지원 없이는 5·18 교과서의 일선학교 보급과 전국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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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교과서 보급 교육청이 나서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