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실제’ 전면 재검토해야
공교육의 가치는 뭐니뭐니 해도 전인교육과 평등교육이다. 특히 모든 학생이 동등한 여건에서 차별없이 교육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평등교육은 공교육이 아니면 지향할 수 없는 가치이기도 하다. 헌법의 정신이기도 한 평등교육이 심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럴듯한 이름과 논리로 속속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수월성 제고’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평등교육을 외면한채 입시위주로 치닫고 있는 우리 교육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2학기부터 확대 시행키로 한 `교과교실제’도 수월성 측면을 강조한 입시교육의 일환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대학과 마찬가지로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받는다는 것인데, 교과부는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높이고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시키기 위한 것으로 취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수도 없이 목도했듯이 교육현장에서는 틈만 나면 `우열반’을 편성해 입시위주의 교육을 시키려는 시도가 있었고 실제 그런 학교들이 많다. 즉 성적이 우수한 소수의 정예로 반을 꾸려 유명대학에 입학시키려는 것인데 여기에 학교의 입시지도 역량이 총 결집된다.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학교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교과교실제가 이런 `우열반’ 편성을 공식화하는 제도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과목별·수준별로 나누어 수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될 경우 현재의 교육풍토에서 성적 우수반 위주의 수업이 될 게 뻔하다.
오히려 학생간 실력차를 심화시킬 뿐더러 성적에 따라 차별하는 비교육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학생간 실력 차이를 줄이려면 별도의 시간을 정해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보완학습을 시키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사교육 시장을 찾는 학생들이 많다. 대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다. 그런데 공교육에서마저 이들 위주의 수업이 진행된다면 교육현장에서의 평등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정부의 정책도 그로 인한 합치된 목적성을 띠어야 정당성을 갖는 것이지, 나쁜 결과가 예상되는데도 굳이 도입하려는 것은 결국 수월성 교육의 강화, 성적 상위자를 대상으로 한 입시교육을 노골화하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교과교실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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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교실제 전면 재검토해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