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안가는 아이들은
67% “학원으로”
맞벌이·한부모 가정의 증가 등으로 인해 아동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지역사회 안에서 보호받고 있지 못하다.
아이들을 `맘 편히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 실태를 지역 최초로 `방과 후 아동, 청소년의 보호 및 교육지원을 위한 광주지역 조례제정 운동본부’가 조사했다.
초등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초등학교 내 방과후학교 등의 방과후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가정(288명 응답)의 67% 이상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후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아이 3명 중 2명은 학원에 다닌다는 얘기다.
이외 `주로 컴퓨터 및 TV시청을 하며 지낸다’는 응답이 43명(14.9%)이나 됐고, `숙제나 공부’가 27명(9.4%), `친구들과 어울려 논다’가 15명(5.2%)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초등생 13만6000여 명 중, 부모의 귀가 시간까지 보육과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받는 학생은 4700여 명으로 3.4%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은 `지역아동센터·청소년수련관·교육복지시범학교·학교 내 초등 저학년 보육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고 있었다. 하교후 한 두 시간 교과·예체능을 주로 가르치는 특기 적성교실 참여 학생 6만3400여 명을 합해야 50%를 겨우 넘는다.
방과후학교 등 공교육이 제몫을 감당할 수 없다 보니 학생들은 학원으로 몰려들고, 이는 가계에서 월평균 학원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치닫고 있다.
`자녀 1인당 월평균 교육비가 30만원 이상 든다’는 대답이 22.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25만원에서 30만원 미만도 16.7%를 차지했다. 반면 월 5만원 미만의 교육비를 지출하는 경우는 4.6%에 그쳤다. 학부모들의 절반 이상인 54%는 `소득에 비해 교육비 부담이 크다’라고 답했다.
이밖에 2명 중 1명의 학부모가 방과후시설에 보낼 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희망 위치는 `초등학교 내’ 60.7%, `공공기관 내’ 10.4% 등 집에서 가까운 곳을 희망했다.
희망 이용시간은 `6시까지’가 36.2%, `7시까지’가 22.8%였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질 향상·시간 조정·지역 아동센터 등 민간 방과후시설에 대한 확충 등을 제시하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조례제정운동본부는 27일 오후 3시 광주시청 1세미나실에서 `방과 후 아동, 청소년의 보호 및 교육지원 조례제정을 위한 시민토론회’를 연다.
황정아 집행위원장은 “현재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보육·교육에 대한 지원이 진행되고 있어 보통 가정의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며 “모든 아이들이 보육과 교육의 기회를 균등하게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태조사와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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