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임신 한 후 병원에 가면, 간호사가 부른다.
"아줌마~~" 난 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나를 부른다는 것을 알아차리고선 참으로 어색했다.
그동안 면역이 되어서 일까?
아줌마란 말에 익숙해져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마음이 편하다.
조금 말이 많고 수다스러워도 될 것 같고, 옷 차림이 약간 싼 티나고 촌스러워도 괜찮고,
화장이 조금 떠도 좋고, 스타킹의 한 올 쯤이야 나가도 호들갑떨지 않는다.
오늘 급식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친환경체험및 시식 행사가 있었다.
영양사, 교육청 직원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줌마인 학부모들이었다.
안내 인솔자로 1호자 40명의 책임자로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아줌마가 싫어졌다.
우리밀로 만든 빵과 음료를 오전 간식으로 나누어 주었다.
어떤 아줌마 두명이 "두개씩만 더 주시면 안되요?" 한다.
사실 다석개씩 남았지만, "행사진행요원들중 아침식사 안 하신 분들이 있어서, 안되구요. 집에 가실때 까지 남으면 드릴께요."
하고 작은 위기를 모면 했다.(이때, 만약 이 두 아줌마에게 넘어가면 다른 아줌마들한테 엄청 원성을 삼)
방울토마토 친환경 생산지에 직접 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다.
"가지고 가실 것은 따로 포장하여 선물로 하나씩 드릴테니, 나무에서 직접 따서 맛만 보세요. 나무를 꺾거나 너무 많이 따시면 생산자에게 피해가 갑니다. 두개씩만 맛보세요"
다행이 나무를 꺾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방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가방안에 방울토마토가 들어 있는 아줌마, 비닐, 보자기가 동원 된 아줌마...
여기까지고 "아줌마니까", 하고 넘어 갔다.
다른 하우스에 마치 내집처럼 들어가 당근서리, 고추서리....ㅠㅠ;;
사람 수 만큼 준비한 포장된 토마토는 9개가 부족했다.
아홉 사람이 두개씩 챙겼단 소린데, 뻔히 알면서도 내 놓으라 하자니 너무 자존심 상할 것 같아 그만 두었다.
결국, 받지 못한 아줌마들것은 여러마디해서 생산자에게 부탁하기도 하고
오는 길에 기사님 꺼, 안내요원, 진행요원의 것으로 메꾸어주었다.
식사를 맛나게 먹는 것 까지는 또 좋았다.
식사 후, 전시 물품을 1,000원에 팔았다.(실제로는 1,500~5000원 상당이지만, 즉석에서 잔돈 맞추기 힘들어서 천원으로 통일 한 것임)
정신 없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틈을 타서 몇 뭉치씩 그냥 들고 가는 아줌마....
순박한 농부 아저씨, "저~저~저~" 하고 빤히 보면서도 그만두고 만다. 쫓아가지고 못하고....
이 아줌마들 다들 아가씨시절 거쳐서 아줌마가 되었는데, 어쩜 이렇게들 변했을까?
이렇게 변한 모습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보아야 할지?
얌체로 바라보아야 할지?
나의 모습도 뒤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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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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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