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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2 14:36:15

최명자

퓨전 차례 - 추석명절 후기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명절이다.

시아버님이 막내인 관계로 결혼한 이후 단 한번도 집에서 차례상을 차린적이 없었다.

어머님이 교회 집사님 인지라 아버님 장례도 상 차리는 것이 없었다.

그리하고서 맞은 첫 명절 추석이다.

식구들 모여앉아 오손 도손 밥이나 한끼 먹자시기에,
집에서 따뜻하게 조기 꿉고, 잡채 버무리고, 밤찌고, 송편은 사고, 버섯전 부치고....

성묘도 차 밀릴것이 염려스러워, 미리 다녀온 터라
차례상 차릴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는데,

어머님께서 살아생전 먹는 것 좋아히신 분이라 배고프면 안된다고 상을 차리신다.
둥그런 상에, 거실에 그냥 주섬주섬 음식을 차리신다.
원래 차례상 방향은 북쪽인데, 가족들 편한 남쪽을 향하고 있고,
귀신이 냄새를 맡고 찾아온다면서 술병 투껑도 열어두고,
나름대로 상을 차리신다.

둘째딸이 사온 포도도 올리고,
나물은 짝을 안 맞춘다며 구지 한가지만 올리신다.
이미 좌포우혜니, 어동육서니, 홍동백서니 하는 것은 뒤죽박죽이다.

그리고, 귀신불러 놓고 자손들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마무리 했다.

요즘같은 시대에 절차와 형식이 무슨 소용이랴~!
생각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그리곤, 온 가족이 곡성 코스모스축제에 가서 아름다움에 젖어도 보고,
지리산가서 맑은 공기 마시며 산채백반으로 외식도 하고,
어둑어둑해셔서야 차 3대가 나란히 돌아 왔다.

그야 말로 퓨전이란게 이런건가 보다 실감나는 명절이다.

최은순 (2006-10-12 19:31:36) 에고!! 나도 추석날 사건이 많았는디, 올리고 나면 망신살 뻗친게 안올린란다. 우리집은 조상의 묘가 쥐도새도 모르게 없어져 부럿당께.

	10월 회원만남의 날	홍보부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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