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73

2006-11-13 10:04:14

서산댁

은순씨~~~~~~~(애타게)

은순씨 글을 진작 보고도 시간 좀 나면 써야지 미루다가 오늘이 됐네.
가끔 짝사랑하는 이의 집 앞을 서성거리듯 광주참학 홈페이지를 내다보곤 하는데
모두들 열심인 광주식구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 그리운 마음만 가득.
돈 벌어다 주는 서방님 있어서 이 곳에서 마음놓고 참학일을 해보려고 했지만 완전 사이비참학인지라 눈물을 머금고 돌아선지 어언 (몇년됐지? ㅡ.ㅡ;;) ㅎㅎ

아들놈 학교일도 올해는 시원하게 접어버리고...
도대체 먹혀들지 않는 이 시골구석의 학교에서 감당하기 힘이 들었다는.
올해도 자모회장, 운영위원이 되었지만 과감히 사퇴서를 내고 지금은 나의 수양을 위하여 열심히 뛰고 있는 중이라오.

도자기, 다도, 오카리나, 기타, 청소년상담전문과정교육, 도서관주부독서회,
요런 것들 하느라 바쁘게 살았지용.
중간중간 신랑하고 싸움도 하고 ㅎㅎㅎ
신랑 팽개치고 다시 광주로 가버리려다 참았지.

참, 축하해주시게나.
수필써서 동서커피문학상 동상 수상했다네. 상금 일백만원.
독서회에서 문집 내는데 거기 쓸 글을 밑져야 본전이다 생각하고 응모 했다가 덜컥 당선이 됐지 뭔가.
다도회에서 전통혼례식을 진행하는데 폐백음식 만들고, 혼례식 사진담당이라 종일 시간을 보내고, 국화축제 구경가고, 국화 따서 국화차 만들고, 독서회 회원들 글 교정하고, 인쇄소 들락거리고, 상담자원봉사자모임에서 놀러가고, 이 와중에 쓴 글이라 제대로 수정도 못하고 마감시간 오분 전에 낸 글이었으니 당선이 되고도 영 찝찝하구만.
조만간 촌년이 서울로 시상식 하러 간다네.
광주에 살았으면 참학식구들한테 한 턱 낼것인디 아쉽구만. ㅎㅎ
학교일 접고 이렇게 사니 마음이 편하구만. 글도 쓰고...

그리고 울 아들은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네.
공부도 안하는 녀석이 9년간 학교 다니느라 애썼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히 홈스쿨링 하기로 했는데
예전에는 학교 그만다니자, 하면 어쨋든 학교는 다녀야한다는 녀석이 이번에는 차분히 대화를 했더니만 그리 하겠다고 하더군.
우리 신랑은 나하고는 다른 의견이었는데 막무가내로 밀고 나가버렸지 뭐.
결국 신랑 허락도 얻어내고 지금은 마음이 홀가분한 상태, 한편으론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3주정도 쉬는 날 없이 뭐가 그리 바쁜지 날마다 쏘다니다가 이제서야 좀 한가해지네.
오늘도 물론 독서회에서 문집 내느라 편집회의 때문에 나가기는 하지만...
글을 쓰고 있는 중에 전화가 오네그려.
장애인단체에서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기차여행을 간다고 자원봉사 해달라고.

가을이 되면 특히 광주가 생각난다네.
이 곳은 가을 분위기를 거의 느낄 수 없기 때문이지.
단풍나무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아 썰렁하지.
지난 토요일에 보령에 있는 성주산 휴양림에 다녀왔는데 두 팔을 가득 펼치고서
광주 떠나온 이래 처음이야, 이런 가을 분위기....라고 소리를 쳤지.
광주에서는 나서기만 하면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었는데 말이지.
대신 들판의 곡식들이 익어가는 모습들을 보며 가을이 왔음을 느낄수 있다네.
호박이 만삭의 배를 드러내고, 수수 모가지가 휘어지고, 무밭에 무들이 쑥쑥 올라오고...
저번에는 집 뒤편에 고구마밭에서 고구마를 캐고 있길래 고구마 한박스를 사고 일손을 도와드리겠다고 했지. 한번도 고구마를 캐본적이 없어서 말이야.
고구마를 캐고, 녹두, 콩등을 뽑아 바구니에 담고서 품삯으로 고추장과 호박 한 덩이를 얻어왔지. 신났지?

은순씨 글 보고 얼마나 웃었던지.
나도 밖에 돌아다니느라 가끔은 반찬도 없고 집안은 엉망일 때도 있어.
그래도 타박하지 않고 시어빠진 김치 한가지라도 잘 먹어주는 신랑과 아들 덕에 살만 피둥피둥 찌고 있다네.
그런데도 언젠가 한 번은 너무했다 싶었는지 울 신랑 왈,
'살림하는 여자가 이게 뭐냐' 하더구만.
아. 그 말이 왜 그리 자존심 상하던지.
그 후로 아무리 피곤해도 세수는 못하고 잘 망정, 대충 청소는 한다우. ㅎㅎㅎ

가끔 어떤이 말처럼 다이내믹하게 싸움도 하지만 그래도 밖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마누라를 지지해주는 서방님땜시 날개단 듯 살고 있다네.
수다방이라 두서없이 열심히 수다떨다 보니 또 편집회의하러 갈 시간이 됐구만.
광주가는 그날까지 열심히 광주 지키고 있기를...

최명자 (2006-11-14 09:35:37) 반가워요~! 광주지부 최명자예요. 혜인씨는 글맹 수준인 내가 아무리 길어도 끝까지 글을 읽게 하는 재주가 있어요. 상을 탄 것은 당연한 걸 껄요. 리모콘으로라도 한 턱 쏘세요. 광주로~~~~~! 다음 수다글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서산댁 (2006-11-14 10:30:26) 수다 떨라고 수다방으로 인도한 은순씨는 안오고 ㅠㅠ 명자씨만 광주가면 봅시다요. ㅎㅎ 술 한 잔 사야지.( 설마 명자씨 술 잘 마시는 거 아니겄제?) 바빠서 간단히 쓰고 가야지, 했는데 써놓고 보니 긴 글이네. 누군가 이런 글을 썼대요. 광주가 고향인디 서울 가서 살면서 사투리를 안쓰다보니 염병하고 자빠졌네. 느자구없는 년, 자발없는 년, 요런 사투리를 못써서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고...ㅎㅎㅎ 그립습니다, 광주가... 상금타서 광주로 날라불까나? 얼굴 보는 그 날까지 몸 건강히 계시기를. 근디 여기 수다방 전세내도 될라나요? 흐흐

최명자 (2006-11-14 14:06:27) 제가 요즘 생식중이라 밥을 안 먹습니다. 근데, 술은 먹어요. 조금...아주 쪼끔....ㅋㅋㅋ 수다방전세내셔도 됩니다. 댓글로 군불은 계속 땔껍니다. 따뜻한 수다방이 될것같은 예감입니다.

서산댁 (2006-11-14 23:20:16) 우째 좀 수상하네. 아주 쪼끔이라고 하면서 웃는 폼이. ㅡ.ㅡ;; 그리고 수다방 전세 보증금은 연말에...ㅎㅎ

	울 아들이 그린 인물화 [2]	서산댁	2006/11/13

혜인씨!

최은순

200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