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수강료 상한선 ‘유명무실’
기사입력 2008-03-27 13:19
[쿠키 사회] 정부가 사교육비 부담 해소를 위해 수강료조정위원회를 통해 학원 수강료의 상한선을 정해 놓고 있지만 현실성이 없고 학원가에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전주지역 학원 수강료 상한선은 월 20시간 기준으로 초등학교 6만원, 중학교 7만원, 고등학교 9만원으로 정해졌다.
초등학생의 경우, 수학과목을 주 5시간씩 한 달(4주)을 가르쳐도 학원 입장에서 6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10명을 가르치면 60만원이지만 학원 입장에서는 강사 수강료로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학원들은 대부분 이 같은 상한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전주 인후동 A학원 원장은 “많은 수강생으로 운영되는 종합반 학원은 가능하지만 소수 정예로 운영되는 단과학원이나 어학원의 경우 현실성이 전혀 없다”면서 “소수정예로 가르치길 원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수업인원이 많은 학원일수록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수강료 상한선은 학원비 단속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전주학원연합회는 학원의 지출요인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비현실적인 정책으로, 정부에서 사교육비를 잡기 위해 획일적인 상한선을 정해놓는 ‘정부의 물가잡기용 정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학원연합회 관계자는 “학원비는 생필품처럼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의적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물가에 반영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수강료 상한선 책정이 위법이라는 판결도 나왔다. 학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은 학원비 상한선 책정은 시장 논리를 무시하고 정부에서 획일적 학원비를 유도하고 있어 법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 교육청 관계자는 “상한선 제한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면서 “연합회 측에서는 수강료 상향 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어느 선이 적정선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수강료조정위원회는 교육청 관계자와 학원연합회, 교습소 등 9명으로 구성돼 통상 1년에 한번 씩 물가를 반영해 학원비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새전북신문 하종진 기자 wlswjd@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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