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스쿨폴리스인가?
일진회 문제 경찰 주도...'퇴직뒤 밥줄' 포석 의혹
시민단체 "교육적 대처" 한목소리
작성날짜: 2005/03/21
정영일기자
일진회 보도는 스쿨폴리스(school policy, 학교경찰제) 도입을 위한 사전 포석이었나. 정부가 확대도입을 밝힌 스쿨폴리스제도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시민단체들은 언론의 선정적 보도태도가 스쿨폴리스 제도 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차분한 대응을 요구했다.
안승문 교육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은 지난 14일 흥사단에서 있었던 긴급좌담회에서 “최근의 일진회 보도는 스쿨 폴리스 제도 도입을 위한 전조”라며 “퇴직 경찰들의 밥벌이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계 인사도 “일진회 문제가 제기된 맥락을 보면 꾸준히 경찰이 나서서 주도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의 배경은 우선 일진회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단체 한 관계자는 “일진회의 개념 규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40만명이라는 수치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조영희 평화여성회 청소년교육팀장도 “일진회가 통일된 중앙조직으로 엮인 것이 아닌 이상 한꺼번에 몰아서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진회를 폭로했던 정세영 교사(서울 J중학) 본인도 지난 15일 “보도된 것처럼 심각한 일탈을 하는 학생은 1만명 수준”이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또 1천여 명의 일진회가 모여 단합대회를 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서도 사실상 부정했다. 언론단체 한 관계자는 “교육단체들도 자신의 폭로내용이 언론을 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 의제화가 되는 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무책임한 폭로태도를 경계했다.
언론의 보도태도에도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문화연대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언론의 여론몰이로 부산에서의 스쿨 폴리스 시범운영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언론단체 한 관계자는 “언론의 보도태도 모두가 진실인가에는 의문이 있다”며 언론의 차분한 대응을 요구했다.
스쿨폴리스제도는 퇴직경찰관과 교사, 공무원 등을 학교에 상주시켜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는 것으로 부산에서 이달 초부터 시범 실시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퇴직경찰관들의 모임인 ‘경우회’를 통해 수사부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퇴직 경찰관들을 모집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스쿨폴리스에 대해 일제히 반대했다.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사무처장은 “학생의 인권침해 등 또 다른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며 “학교에 경찰의 상주로 위화감 조성이나 학습분위기 훼손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희 청소년교육팀장은 “스쿨폴리스는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제압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성보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위원장도 “학생들의 일탈문제를 치안의 차원에서 다루려는 정부의 대처방식은 학교를 비교육화할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시민단체들은 우선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송연숙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사무국장은 “학교폭력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따라서 해결방법도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우선 정확한 실태조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 내 상담교사의 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 사무처장은 “일선 학생지도 교사들의 끈질긴 상담을 통해서만이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 기자 bawu@ngotimes.net
|
|
|
언론보도
708
36
36
(펌)누구를 위한 스쿨폴리스인가?(시민의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