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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7 16:13: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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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내 안전사고 보상받기 어렵다 (내일신문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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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내 안전사고 보상받기 어렵다
“학교안전공제회 제역할 못해” … 급여청구권 학교장이 독점탓
2010-05-03 오후 12:39:19 게재
#1. 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양(가명)은 얼마 전 지각을 피하기 위해 집 바로 앞에 있는 학교 후문을 뛰어넘다 치마 단이 기둥에 걸려 두개골에 금이 가고 뇌출혈 부상을 입었다. 정문은 ㄷ자로 돌아가야 하는데 방송반이라 마음이 급해진 김양은 후문을 뛰어넘었다. 김양은 계속 투약을 해야 하고 항상 후유증에 대비해야 한다.
김양의 아버지는 교장에게 학교안전공제회 급여를 청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교장은 교칙 위반이라 신청을 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양 아버지가 “평소 후문을 넘어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철조망이라도 쳐서 사고를 예방했어야 하지 않냐”며 항의하자 학교측은 다음 날 바로 철조망을 쳤다.
#2.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 정씨(가명). 정씨의 아들은 얼마 전 학교 체육수업 시간에 안면 골절사고를 당했다. 체육교사는 자유체육을 하라며 자리를 비웠다고 한다. 병원 검사결과 안면골절로 인해 안구신경에 문제가 생겨 후유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정씨는 학교 내 사고를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해 준다고 알고 있어 이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선 학생의 장난으로 인한 사고는 보상이 되지 않으니 상대 부모에게 치료비를 청구하라고 한다.
지난 2007년 학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피해를 입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에게 빠르고 적정하게 보상을 해준다는 취지로 제정된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주장은 3일 오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춘진 의원이 주최하고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교조가 공동 주관한 ‘학교안전공제제도의 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학교안전공제회가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공제급여청구 권한을 학교장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즉 가입자가 학교장으로 되어 있고, 학교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부여돼 교장의 승인 없이는 신청서 접수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금 성격의 안전공제비는 학교예산 중 학생 몫인 학생복리비에서 지출되고 있다.
실제로 안전사고 발생 후 학교측이 ‘학생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는 신청이 안된다’, ‘가해자가 있는 사건이니 합의를 봐라’, ‘급여청구를 하면 담임교사에게 불이익이 간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공제급여 청구 자체를 회피하는 사례가 많다.
학교안전공제회도 조사경위서 작성과정에서 학교와 학부모들의 의견이 다를 경우, 학교 주장을 우선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피해학생과 학부모를 두 번 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실과 책임을 두려워하는 학교 구조와 생리상 학생의 과실이 과대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어렵게 청구를 하더라도 학생의 과실유무를 따져 치료비의 일부만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산업재해보험과 같이 학생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원칙’을 전제로 제정되었으나 당국이 법률적 근거 없이 과실율을 적용해 보상금을 결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학교안전사고 발생 원인별 현황에 따르면 학생의 과실로 인한 안전사고가 90%에 이르고 있다. 즉 학교안전공제회가 안전사고 보상지급 과정에서 법적근거 없이 거의 대부분 과실상계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춘진 의원에 따르면 학교안전공제회는 과실상계 비율과 금액을 추청하기 위해 요청한 청구금액, 지급금액, 지급율 현황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2009년 말 16개 시·도 공제회의 기금 잔액은 모두 966억여 원에 이르지만 보상은 전체 기금 잔액의 20%(196억여원)에 그치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전국학부모회 박부희 상담실장은 이날 발제를 통해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정책과 실무를 담당하는 관계자와 학교장의 잘못된 인식 탓이 크다”며 “여전히 학생을 포함한 피공제자를 수혜자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제제도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피해에 대해서는 신속·적정하게 보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그러나 여전히 공제가입자인 학교장의 권리와 기금 확보에 연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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