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고교등급제 증거”
고대 수시 합격·불합격생 학생부 공개
2009-02-24 오후 12:59:32 게재
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 2-2 일반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새로운 ‘물증’이 제시됐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은 23일 상임위에서 고려대 수시 2-2 일반전형에서 정경대에 지원한 일반고와 외국어고 출신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내신평균 1.5등급이며 비교과도 우수한 일반고 출신의 A학생은 떨어진 반면 내신평균등급 5.8등급이며 A학생에 비해 비교과도 쳐지는 외고출신 B학생은 합격했다.
1단계에서 떨어진 A학생의 성적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과목에서 1·2등급을 기록(평균 1.5등급)했다. 비교과 영역에서도 지각·조퇴·결석이 한 번도 없었으며 총 38개의 교내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영어의사소통능력인증 우수평가를 받았고, 논술능력평가에서도 동상을 받았다. 봉사활동 시간은 61시간이며, 창의적재량활동 시간은 34시간이다.
이에 반해 1단계에서 합격한 B학생의 경우, 내신에서 3~8등급(평균 5.8등급)을 받았다. 비교과 영역에서는 지각과 조퇴를 각각 1번했고, 결석을 5번했다. 수상내역도 영어경시대회 장려상 1회(교내상), 공로상 1회, 교내 백일장에서 2회 수상이 전부다. 봉사활동 시간도 60시간이며, 창의적재량활동 시간은 17시간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고려대는 내신성적이 낮은 학생이 합격한 사례에 대해 ‘비교과에서 당락이 결정됐으며 고교등급제를 하지 않았다’고 소명해 왔다”며 “두 학생의 성적표에서 보이듯 같은 학교, 내신 90%· 비교과 10%를 적용한 같은 전형, 같은 과에 응시한 두 학생의 차이는 일반고냐, 외고냐 말고는 다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권 의원은 즉각적인 정부차원의 진상조사와 제재를 촉구했다.
교과부는 2005년 입시에서 고교등급제 의혹이 제기된 6개 사립대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여 3개교(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에 대한 재정적 불이익을 줬었다.
권 의원은 “현재 교과부가 대교협에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은 법 규정에 따른 의무를 외면한 것”이라면서 “직접적인 진상조사와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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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고교등급제 증거” -내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