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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01:15: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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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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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림 빠듯해도 영어학원은 더 보냈다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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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빠듯해도 영어학원은 더 보냈다 기사입력 2009-02-28 01:31 |
[중앙일보 강홍준]
\서울 쌍문동에 사는 김모(41)씨는 초등 4학년 딸이 다니던 수영 강습을 끊었다. 남편의 벌이가 시원치 않자 영어학원(월 20여만원)만 보내기로 한 것이다. 김씨는 “국제중을 보낼 생각이어서 영어학원은 끊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의 학부모 윤모(38)씨도 초등 4학년 딸의 영어학원을 바꿨다. 한 달 학원비가 40만원이 넘어 10만원 정도 싼 곳으로 옮긴 것이다.
경제난으로 가계 수입이 줄어들어도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여전하다. 특히 영어가 심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7일 발표한 '200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초·중·고교생의 영어 사교육비는 2007년보다 11.8%나 늘어났다. 수학·논술 등 다른 과목 사교육이 주춤한 것과 대조적이다.
양성광 교육과학기술부 인재정책분석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영어교육 정책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영어 몰입 교육 논란 ▶말하기 위주의 영어교육 강화 ▶초등 영어수업 시간 확대 등이 영어 사교육 수요를 불러일으킨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비 절반, 학교 만족 두 배' 공약의 실현 가능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영어가 사교육의 3분의 1=지난 한 해 초·중·고교생의 전체 사교육비(20조9095억원) 중 영어 비중은 32.7%(6조8513억원)로 조사됐다. 과목별 월 평균 사교육비는 영어가 7만6000원으로 1위다. 수학보다 평균 1만4000원 많다. 특히 중학생은 영어 사교육비가 월 평균 8만2000원으로 고교생 6만2000원보다 많았다. 중학생의 영어 사교육비가 많은 것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입시 준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 전문 학원인 J학원 원장은 “외국어고가 입시에서 수학 시험을 없애고, 영어 듣기 평가를 실시해 영어 학원이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영어 전문 T학원, A학원 등이 뜬 것은 특목고 입시 덕분이라는 것이다. 다음 달 서울에서 국제중 2곳이 개교할 예정이어서 초등생들의 영어 사교육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른 과목은 사교육비 증가율이 둔화됐다. 수학은 2007년보다 8.8% 늘어난 6만2000원, 국어는 4.5% 증가한 2만3000원이었다. 논술은 12.5% 감소했다. 유명숙 교과부 학교정보분석과장은 “대입에서 많은 대학이 논술고사를 폐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1년 동안 지역 간, 소득계층 간 사교육비 양극화도 심화됐다. 서울의 1인당 월 사교육비는 읍·면 지역(12만5000원)보다 2.4배 많은 29만6000원이었다. 소득별로는 월 700만원 이상(47만4000원)이 100만원 미만 가정(5만4000원)보다 8.8배 많은 돈을 썼다.
◆대책 약발 있을까=교과부는 '자율과 경쟁'을 통한 공교육 내실화와 입시부담 경감으로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학원비 과다 인상 단속 ▶특목고 입시 제도 개선 ▶수준별 이동수업 지원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약발은 들지 않았다. 정부 출범 첫해에 사교육비가 이전 정부 때보다 평균 4.3% 늘어난 것이다.
그러자 27일에는 ▶올해 사교육 없는 학교 300곳 지원 ▶영어회화 전문강사 5000명 지원 ▶교과목 이동수업 활성화 ▶인터넷 TV인 IPTV 보급 ▶기초학력 미달 학교 1214곳 학습보조 인턴 교사 채용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놨다. 교과부 양 인재정책분석관은 “사교육 없는 학교를 2012년까지 1000곳으로 늘려 2억원씩 지원하고,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원평가제 법제화가 미뤄져 '공교육 살리기 모델'을 보여준 덕성여중 김영숙 교장처럼 교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생이 과목 담당 교사를 찾아가 배우는 이동수업도 교실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IPTV를 통한 수준별 교육 방안은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간 IPTV 채널을 통해 EBS 등의 동영상 교육자료를 수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수준 높은 사교육 인터넷 강의를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강홍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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