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아이가 전교 부회장이 되었다니 축하드립니다. 자녀가 학교의 임원으로 선출되는 일은 정말 기쁜 일이지요. 우선 우리 자녀가 주위친구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고 또 그 역할을 통해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관행적으로 자녀가 회장이면 엄마도 회장, 자녀가 부회장이면 부모도 부회장 역할을 감당해야하는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학부모회장단이 구성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기금이 필요하다며 회장단끼리 돈을 걷는 일도 생기지요. 그 과정에서 회장단 어머니 모두가 뜻을 모아 이런 관행을 깨자는 결의를 하지 않는 한 그동안 해오던 대로 답습하게 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돈도 내고 시간도 내야하는 것이지요.
우선 임원 어머니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입장을 분명히 밝히셔야할 것입니다. 보통 예년에 해오던 대로 하자며 다짜고짜 돈을 걷자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돈의 용처와 금액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학교예산으로 해야 하는 일인지, 학부모회에서 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인지 따져서 필요하지 않은 일들은 하지 않도록 설득해야겠지요. 이 과정에서 다른 학부모님들과 의견이 안 맞아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나 그 과정을 포기한다면 그동안의 관행을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필요한 비용은 학교 예산으로 집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부수련회나 현장체험학습, 학생수련회, 수학여행 등 학교행사에서 학생과 교사 간식, 운전기사 수고비 등은 모두 학교 예산과 참가비로 충당하게 되어있으니 학부모가 따로 걷어 제공할 필요도 없고 한다면 불법찬조금이 됩니다.
어머니께서 이번 기회에 건전하고 올바른 학교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어머니께서 아이가 학교일을 하는데 부담스러워 하거나 금전적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시면 아이도 기쁘게 일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건전한 생각과 행동으로 아이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시고, 아이를 믿고 잘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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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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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초등학교 전교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