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를 당하고 우리 동네 다른 학교 교사를 잘 아는 분과 통화를 했는데, 이 학교는 원래 교사들이 아이들을 때려서 진학률을 높인다고 생각하는 걸로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알면서도 현행법상 교사 개인을 폭행으로 고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교사폭행을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요새도 그 교사는 팔을 대충 휘저으면서 다니고 걸리는 아이들을 때린다고 합니다. 그냥 취미생활인 것 같습니다. 아이 말로는 차별도 심해서 공부를 못 하는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때린다고 합니다. 아침마다 영어단어 시험을 보는데, 점수가 낮은 아이는 천원을 벌금으로 내고 맞고 재시험을 본다고 합니다. 재시험도 점수가 낮으면 또 맞고 천원 더 벌금을 낸답니다. 아이의 추정으로는 개학한지 20일쯤 지났는데 약 10만 원 쯤 걷었다는 군요. 공부와 담 쌓은 몇몇 아이들은 매일 매일 2천원씩 상납하고 맞는데 그래도 단어를 외울 생각도 안 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즉, 이런 방식이 그 아이들에게는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이죠.
아이들은 단체로 반항을 하자고 또는 엄마들한테 단체행동을 하도록 하자고 매일 얘기를 하긴 하지만 무서워서 막상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그 교사가 그 학교에 재직한지 10년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립학교입니다.) 대외적으로 문제가 불거진 적이 없는 것을 보면 폭력이 아이들을 철저히 통제해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치타는 공부 잘하는 아이로 분류가 되었는지 맞고 다니지는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맞는 것을 보면서도 무력하게 보고 있는 것이 아이한테는 너무나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치타의 말을 듣고만 있어도 저도 몸과 마음이 아파오는데, 직접 당하는 아이들은 황폐해 질 것입니다. 더욱이 이 학교의 교사 몇몇은 치타의 담임교사보다 훨씬 인터넷에서 폭력교사로 유명한 것으로 보아 올해만 참는다고 일이 해결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내년에는 하키채로 아이들을 때리는 부장교사나 자비롭게 웃는 얼굴을 하고 무자비하게 때린다는 교사를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두려움과 모멸감에 떠는 아이와 함께 한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1) 3년 동안 폭력과 부당함을 견디는 것과 2) 폭력에 항의하고 불이익을 받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인가를 함께 생각했습니다. 3년 동안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아이는 울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다른 반은 야간자율학습을 자율적으로 하는데, 이 반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합니다. 담임교사는 야간 자율학습 때도 가끔 들어와서 아이들 몇 명을 때리고 나가기도 하고 어느 날은 그냥 교사 혼자 집에 가는지 밤 10시에 들어오지도 않아서 아이들끼리 시간이 되면 그냥 집으로 온다고 합니다. 오늘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 동의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오늘 그 반 아이들끼리 단합해서 참여하지 않음에 동그라미를 쳐서 내자고 말을 했답니다. 하지만 아마도 내일 동의서를 보면 거의 모두 참여하겠다고 하겠지요. 동의서에 부모 서명을 받아오라고 하면서 참여하지 않으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보내 버리겠다고 했답니다. 그렇게 해주면 고맙겠죠. 서울에서는 어떤 이유라도 전학이 안 되거든요.
그동안 다른 나라의 사례도 찾아보았습니다. 결국은 폭력교사와 맞는 학생이 1:1로 법적으로 해결을 시작해야 학교나 사회가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학생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데 교사를 범죄자연 할 수는 없을테니 증명을 해야 하겠지요. 그렇더라도 고발을 하면 그 교사는 일단 유급휴가(?)를 주고 학생들과는 격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폭력을 했다고 증명이 되면 교사자격증 (teaching license)를 박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경고나 몇 개월 정직을 당하는 것으로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더욱 은밀히 악랄하게 학생들을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이 고리를 어떻게 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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