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경쟁사회, 경쟁교육의 폐해를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더욱더 실감합니다. 삶에 있어서 극단적인 경쟁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고 비인간적으로 하는지 아이를 키우면서 더 느낍니다.
그렇다면 경쟁만능의 교육은 최근의 일인가?, MB정부에서 비롯된 새로운 교육철학인가? 이제까지 기를 펴지 못하던 이른바 보수의 반동인가?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왜냐하면 현정부의 교육정책만이 특히 문제있는 것으로 혹은 MB가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것으로 이야기하는 듯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70년대 초등학교를 입학하였고 80년대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도 늘 시험치고 등수로 줄을 세우고, 강제로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을 했고, 단순문제풀이가 교사의 큰 역할이었으며 입시교육에 능한 자가 능력있는 교사로 추앙받았습니다. 시험성적공개는 당연한 것이었으며 문제풀이 못한다고 혹은 시험 못 보았다며 교사가 교실에서 갖은 육체적 폭력과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가능한 교육적인 처사로 인정되었으며, 단순한 문제풀이에 능숙하지 못한 것이 가정과 학교에서 패배자, 실패자 소위 ‘루저’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대부분의 경우였습니다.
80년대 군사독재의 서슬이 무서워서인지 학원, 사교육의 폐해는 지금과는 양상이 달랐습니다. 하지만 학원금지조치가 풀렸을 때, 우리 부모님들과 시민들의 반응은 사교육에 대한 타는 목마름을 토해내기에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이후 이런 교육과정을 이수한 많은 대졸자들이 사교육시장의 첨병으로써 골목마다 자리잡아 왔습니다.
이런 미친 교육의 풍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MB나 주변인들이 너무나 당당하게 드러내어서 ‘경쟁만능교육’의 칼을 집요하게 휘두르는 것은 왜일까? 지금까지 가정과 교실에서 일상적으로 교육의 이름으로 있어왔던 일을 왜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낼까?
지난 대선때 MB를 지지하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도 교육문제에서는 대부분이 그의 교육관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정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으로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 심지어 반MB를 이야기하는 사람조차 본인과 자식의 삶의 경쟁력, 교육의 경쟁력이라는 가치를 맹신하며 확보하려 하고 이를 인생의 제일 중요한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성적, 점수, 입시를 교육의 제일 큰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사실. 남보다 많은 돈과 외형적 가치를 행복의 제일의 요소로 삼는 사람이 절대 다수라는 사실을 정확히 읽고 있습니다. 이제는 천하게 노골적으로 이것을 드러내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닌 사회에 도달했다고 그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는 답답할 것입니다. 대다수 시민의 본능과 염원을 자기가 대변해서 이야기한다고 그는 믿고 있습니다. ‘일제고사’를 치면 많은 교사들은 교실에서 미친 짓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느냐, 귀찮게 받아들이느냐,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인상 찌푸리며 비교적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느냐...결국은 시험을 준비하고 치르게 합니다. (많은 학부모들은 이러한 교사탓이라고 한탄한다) 그리고 제자가 외고나 자사고, 특별한 대학에 진학하면 자부심을 가집니다.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외형적 격차를 벌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아이를 사교육시장으로 내몰고 밤새워 닦달합니다. 자식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일의 행복을 위한다는 최면을 걸고 말입니다. 심지어 나라에서 공부 더 시켜준다고 행복해 합니다. (많은 교사들은 이러한 학부모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자식이 외고나 자사고, 이른바 명문대에 가는 것을 본인의 일인양 우쭐해합니다.
거리에서 반MB교육정책을 외치는 사람조차 아이의 성적,등수,입시의 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습니다. 초등에서는 참교육, 인간교육을 외치다가도 이내 현실을 탓하며 경쟁만능을 인생의,교육의 신조로 슬그머니 인정합니다. 그리고 자식이 진보적인 명문대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MB와 주변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기층 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소위 진보라고 자칭하는 사람조차 모두 ‘경쟁만능교육’의 충실한 실천자임을 그는 체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속에 오래도록 쌓여왔던 독 -돈과 외형적 가치의 신화-을 빼내야 합니다. 행복의 가치를 다르게 여기지 않는 한 교육과 삶은 바뀌지 않습니다. 몸에 내재된 MB적 요소를 스스로 제거해내려는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MB가 사라져도 교육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르게 보일뿐...
지금 반MB교육정책의 최전선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분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일정한 분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생활속에서 학교에서 인간교육, 진정한 교육을 실천하시고 있습니다. 작년 촛불에서 보았듯이 힘들어하며 저항하는 아이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나마 희망의 원천입니다.
현재의 천박하고 미친 교육정책에 대한 반성과 저항이 진정 우리 자신을 진정으로 돌아보게 하는 지점에서부터 출발했으면 합니다. 즉 우리 머리와 몸속에 내재된 MB적 요소를 스스로 고발해야 합니다. 나와 많은 이웃들이 변하고 특히 교육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자식의 문제에서 더 진정성을 가진다면 다시 말해서 본인 자녀의 교육에서 경쟁이 아닌 다른 가치를 실천한다면 MB는 저절로 사라집니다.
‘미래사회의 희망은 노동계급의 지적 발전에 있다’고 옛 현인은 이야기했습니다. 교육문제로 풀어 보면 교사, 학부모, 학생, 시민 즉 교육주권을 가진 시민들이 각성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자녀의 교육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에 교육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힘들게 싸우고 계시는 뜻있는 선생님들의 노력과 고통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20여년 우리 교육희망의 소중한 등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차원에서 접근 하는 방법도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교사도 집에 가면 부모 아닙니까. 학부모로써 자녀교육에서 참교육, 인간교육을 실천하고, 학부모로써 자녀학교에서의 올바른 교육을 요구하고 저항해 보십시오. 교사신분으로 싸우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이기에 큰 고통에 비해 효과는 비교적 적습니다
시민, 학부모로써 자녀의 담임교사를 만나서 당당하게 참교육을 요구하고, 교장을 만나서 민주적 학교운영을 요구해 보세요. 그리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운영과 교육에 적극 참여해 보십시오. 교육문제를 보는 시각이 새로워 질 것입니다. 그리고 시민으로, 교육주권자로써 교육관료에게 참교육을 요구한다면 비슷한 노력과 아픔으로 지금보다 훨씬 많은 변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교육주권자로써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의 교사에게 참교육, 인간교육을 요구할 당당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나서 여러분의 직장에서는 여러분과 같은 학부모와 소통하며 조용히 참교육을 실천하는 겁니다. 이런 접근방법을 한번 시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미쳐버린 세상에서는 제도와 정책의 싸움만으로는 힘든 상황입니다.
모여서 함께 고민하고 생활속에서 끈질기게 실천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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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안의 MB를 고발합니다.
